[아이로보틱스 톺아보기] 경영진 VS 소액주주 소송전 재개…해성에어로보틱스 인수도 난항②

아이로보틱스 경영권 갈등 격화…소액주주 “이사회 바꾸겠다” 아이로보틱스 로봇사업 ‘삐걱’…주주 갈등 속 M&A도 난항

2026-03-06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폴리에틸렌(PE)과 공업용 특수비닐 사업을 영위해 온 아이로보틱스(옛 와이오엠)가 향후 사업 방향을 둘러싸고 혼선을 겪고 있다.

로보틱스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현 경영진과 로보틱스 외 다른 신사업 진출을 주장하는 소액주주연대 간 갈등이 이어지면서다. 현재 사내·사외 이사회 6인은 현 경영진 측 인사로 알려져 있으며, 김영규씨로 대표되는 소액주주연대는 이사회 구성을 바꾸기 위해 주주명부 열람을 요구하는 등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6일 취재에 따르면 아이로보틱스의 소액주주연대는 흩어져있는 주주들을 추가로 결집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현재 경영진 측이 결집할 수 있는 지분은 30% 내외, 소액주주측이 결집할 수 있는 지분은 20% 내외로 소액주주측이 약세인 상황이다.

1대 주주는 소액주주연대 측의 김영규 씨와 김영규씨가 임원으로 있는 (주)대영엠텍, (주)이수로, 총 10.4% 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여기에 의견을 같이 하는 다른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합쳐 약 20%의 우호지분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 대표인 염현규 씨와 특수관계인들이 5% 미만의 지분을 분산해 갖고 있어 총합이 30%가 넘는 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최대주주는 소액주주연대 측이 차지하되, 경영권은 기존 경영진이 점유하고 있는 양상이다. 

소액주주연대는 지난 2월 법원에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를 구하는 소송 및 주주명부공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며 소액주주 결집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 관계자는 "로보틱스 사업을 홍보하며 잠시 주가가 올랐지만, 이내 내실이 없다는 사실이 공론화되며 거품이 빠지는 모양새"라며 "최근에 로보틱스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안고 진입한 주주 및 장기투자를 하고 있는 주주들이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이로보틱스 경영진과 소액주주연대 간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화된 것은 2023년 무렵이다. 당시 회사는 바이오 사업 등 신사업 진출을 추진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고, 실적 부진도 이어졌다. 이후 반복적인 사업 변경과 자금 조달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누적됐고, 이는 소액주주 결집의 계기가 됐다.

실제로 회사 정관상 사업목적에는 바이오, 재생에너지, 블록체인, 자동차 부품 제조, 로보틱스 감속기 개발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이 추가됐다가 삭제되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 몇 년간 신사업 방향성이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한 모습이다.

현재는 로보틱스 사업을 추진하려는 경영진으로 회사가 구성돼 있다. 염현규 전 대표이사가 지난해 케이휴머스에 지분 약 5%를 매각하며 2대 주주가 됐고, 현재 대표이사인 김데이비드형(김형모)씨는 이들의 주도로 선임됐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회사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체는 케이휴머스와 케이휴머스의 관계사 칸에스티엔이다. 케이휴머스의 대표 박명녀씨와 칸에스티엔의 대표 구본생씨는 부부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1월 칸에스티엔이 최대 출자자로 나선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 1호'가 로보틱스 감속기 생산기업인 해성에어로보틱스의 지분 33%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로보틱스 사업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해성로보틱스는 아이로보틱스에 이식할 원천 기술을 가진 기업으로, 원활한 인수합병이 향후 로보틱스 사업의 단초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또한 난항에 부딪힌 상황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케이로봇 밸류체인 신기술 코어펀드 1호'는 현재 티피씨(기존 해성에어로보틱스 1대주주)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계약금만 입금이 된 상태고, 300억원에 달하는 잔금은 아직 치루지 못했다.

칸에스티엔은 당초 우호지분 등 보유 주식을 담보로 주식담보대출을 받아 잔금을 입금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아이로보틱스의 유상증자가 막히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잔금을 치를 여력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만일 해성에어로보틱스 인수가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아이로보틱스는 로보틱스 관련 기술력을 확보할 창구가 사라지며, 로봇사업을 계속 영위할 명분을 잃게 된다.

소액주주연대 측 관계자는 "애당초 회사가 로보틱스 사업을 영위할 전문성이나 명분이 부족했다고 판단한다"며 "소액주주연대는 회사의 로보틱스 사업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경영진 측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로보틱스 측에 관련 질의를 여러 번 시도했지만 응답을 얻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