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급등에 보험업계 건전성 우려↑...이유는?

5일 WTI 선물 종가 1년 8개월만에 최고치...중동 리스크에 '껑충' 유가 급등, 신용 스프레드 확대 촉발 가능...확대 시 보험사 건전성 하락할 수도 유가 상승으로 인한 환율 상승도 변수...유동성 압박 늘어 건전성 떨어질 수 있어 업계 "당장 위기라 단정하기는 일러...회사별 자산 구성 등에 따라 여파 갈릴 듯" "리스크 관리 역량 어느 때보다 중요해져...신용 스프레드 등 예의주시 해야"

2026-03-06     이준성 기자
미국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여파로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국내 보험업계의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가 급등으로 신용 스프레드와 환율 등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건전성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지시간 기준 5일 뉴욕상품거래소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81.01달러로 전장 대비 8.51% 상승 마감했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과 그에 대한 이란의 반격이 중동 전역에서 벌어지면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이날은 걸프 지역에서 유조선이 피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유가를 추가로 밀어 올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이라크 바스라주 호르 알주바이르 항구 인근에 정박한 유조선 1척이 폭발로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석유의 핵심 운송로로,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 저항해 해당 해협을 봉쇄 중이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보험업계는 유가 상승이 일으킬 수 있는 연쇄 충격을 경계하고 있다. 보험사 운용자산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로 큰 편인 만큼, 유가 급등으로 신용 스프레드 확대와 환율 변동 등이 심화될 경우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킥스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보험 가입자가 한꺼번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보험사가 이를 얼마나 지급할 수 있느냐를 나타내며,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된다.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유가 급등은 기업의 원가 부담을 늘려 실적·현금 흐름 전망을 약화시키고, 물가를 자극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 투자자금이 국채로 쏠리고, 회사채는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아 회사채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신용 스프레드(회사채-국채 금리 차)가 확대될 수 있다. 

문제는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킥스 비율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면 같은 만기의 회사채라도 시장이 요구하는 할인율이 높아져 보험사가 보유한 회사채의 가격 하락으로 평가손실이 발생해 가용자본이 줄어들 수 있다. 

아울러 스프레드 확대는 시장이 채권 발행사의 부도와 등급하락 등 신용위험을 더 크게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킥스 비율 산정에서는 신용위험과 스프레드 변동성이 커질수록 여기에 대비하는 요구자본이 증가할 수 있다. 즉, 신용 스프레드 확대가 킥스 비율 산출 시 분모(요구자본)는 늘리고 분자(가용자본)는 줄이는 '이중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유가 상승은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율 급등 시에는 보험사가 보유한 외화자산에 대한 환헤지 비용과 마진 부담이 커지면서 단기 유동성 압박이 확대돼, 결과적으로 가용자본이 줄고 킥스 비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환헤지는 롤오버(갱신)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수록 헤지 비용과 담보 및 증거금(마진) 부담이 늘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유동성 대응을 위해 자산을 매각할 경우 신용 스프레드가 불리한 국면에서는 평가손실이 현실화돼 가용자본이 위축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 보험사들은 원칙적으로 외화자산에 대해 100% 환헤지를 적용 중"이라며 "따라서 환율이 올라 외화자산 환산이익이 늘더라도 곧바로 킥스 비율이 개선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보험사를 제외하면 업계 전반이 당장 위기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유가 급등으로 신용 스프레드와 환율이 동시에 흔들리는 국면에서는 자산 구성과 가용자본 여력 등에 따라 보험사별 킥스 비율 변동 폭이 크게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보험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며 "보험사들로서는 신용 스프레드와 환율의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