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논란 속 조직 개편’…서울 개인택시조합, 3월 말 정관 개정 총회 연다

지부 통합·임원 선거 제한…조직 구조 손질

2026-03-05     한순구 기자
정관개정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선거 금품 수수와 매관매직 사건으로 조합 간부 다수가 재판을 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조직 구조를 대폭 손보는 정관 개정을 추진한다. 그러나 조합 내부에서는 복지회원 감소와 비조합원 증가 등 조직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단순한 제도 개편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서울 개인택시 업계에 따르면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은 오는 3월 24일부터 26일까지 조합원 총회를 열고 정관 개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번 총회는 최근 불거진 조합 선거 비리 사건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의사결정 자리라는 점에서 조합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부 통합·임원 선거 제한…조직 구조 손질

조합이 공지한 총회 자료에 따르면 이번 정관 개정안의 핵심은 조직 구조와 임원 선거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보는 데 있다.

우선 지부 조직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여러 지부로 나뉘어 있는 구조를 10개 이내로 줄이고 부지부장 직책을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은평지부와 서대문지부, 마포구 지역을 포함한 용마지부 등을 통합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안이 실제로 시행될 경우 약 6000명 규모의 대형 지부가 만들어질 수 있다.

임원 선거 제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관 개정안에는 이사장 연임 제한과 출마 제한 규정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궐선거를 포함해 두 차례 당선된 경우 이후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신설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또 가족이 조합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도 이사장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규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장과 조합 감사의 임기 제한 역시 강화될 전망이다. 현행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한 차례 연임만 허용하고 이후에는 다시 출마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조합 의사결정 구조도 일부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 약 70명 수준인 대의원을 50명 이내로 줄이고 이사 정수를 10명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이 개정안에 포함됐다. 동시에 부이사장 직책을 폐지하는 조직 개편도 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이번 정관 개정안은 조합원 과반수가 투표에 참여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투표율이 조합원 과반에 미달할 경우에는 투표함을 개봉하지 않는 방식이 적용될 예정이다.

 

금품 선거 사건 이후 첫 총회…개혁 요구 확산

이번 총회는 조합 선거 비리 사건 이후 처음 열리는 공식 의사결정 자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앞서 조합에서는 임원 선거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대규모 수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일부 인사가 임명직 자리를 얻기 위해 수천만 원의 현금을 건넨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출직 임원 선거 과정에서도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에게 금품이 전달된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임 이사장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의 현금이 발견되면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건 이후에도 상당수 관련 인사들이 지부장이나 대의원 등 직책을 유지하고 있어 조합 내부에서는 조직 개혁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번 정관 개정이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선거 비리 재발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조합원 기반 흔들…복지회원 감소 계속

조합 내부에서는 최근 조직 기반 약화도 심각한 문제로 거론된다.

2026년 1월 31일 기준 서울 개인택시 면허 대수는 4만9048대이며 이 가운데 조합원은 4만8112명이다. 조합에 가입하지 않은 개인택시 사업자는 936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복지회 가입자는 3만2791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약 68.15%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8개월 동안 매달 300명 이상이 복지회를 탈퇴하면서 가입자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경우 조합원 세 명 중 한 명은 복지회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조합원 역시 1000명에 근접하면서 조합 내부에서는 조직 결속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조합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예전에는 복지회 비가입자가 1000명 수준이었을 때도 조합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지금은 상황이 심각해졌는데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관 개정만으로 해결될까” 내부 회의론

일부 조합원들은 이번 총회가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조합 내부에서는 복지회원 감소와 비조합원 증가, 선거 비리 사건 등 여러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한 정관 개정만으로 조직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조합 관계자는 “조합이 신규 개인택시 기사들이 자연스럽게 가입하고 싶어 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총회가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조합 운영 전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합원 약 5만 명이 속한 대형 단체인 서울 개인택시조합이 이번 총회를 통해 어떤 변화를 선택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