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 하나에 모터 3개”…20cm 연석도 거뜬한 현대차·기아 모베드

DnL 모듈·편심 휠 구조로 어디서나 차체 수평 유지 최대 20cm 연석도 ‘꿀떡’…네 바퀴 한계 뛰어넘어

2026-03-05     이현성 기자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이하 AW2026)에서 모습을 드러낸 현대차·기아의 모베드는 최고 인기 스타나 다름없었다. 수평을 유지한 채 연석을 넘고, 모굴 코스를 달리는 모습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모베드를 경험한 뒤 전시에 참가한 여느 업체들의 자율주행로봇(AMR)이 평범하게 보일 정도였다.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는 모빌리티에 로보틱스 기술을 융합한 현대차·기아의 소형 모바일 플랫폼이다. 특징은 이름 속에 담겨 있다. 침대처럼 평평한 상판 위에 다양한 모듈을 결합해 어떤 용도로든 활용 가능하다. 짐칸(베드)에 올리는 장비에 따라 쓰임을 달리하는 트럭의 소형 버전인 셈이다.

활용도가 아무리 높아도 ‘이동체’는 움직임에 제약이 있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DnL(Drive-and-Lift) 모듈과 편심 구조 기반의 자세 제어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별난(Eccentric) 바퀴 구조는 모베드에게 이동의 자유를 선사하는 동시에 몸체를 언제나 안방 침대처럼 수평으로 유지한다.

DnL 모듈의 핵심은 4개의 독립 구동 휠에 있다. 바퀴 하나에 전기모터 3개를 짝지은 점이 특징이다. 각각의 전기모터는 구동·차체 자세 제어·조향 등 서로 다른 역할을 맡는다. 

몸체를 항상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편심 휠 구조에 있다. 구동 휠과 별개로 바퀴와 몸체를 잇는 축이 따로 회전하며 네 모퉁이의 높낮이를 조절한다. 

모든 바퀴 축이 12시 방향에 위치하면 몸체가 들어올려지고, 6시 방향에 있으면 반대로 낮아진다. 네 바퀴 축이 따로 움직이면 서로 다른 고저차를 만들며 몸체는 수평을 유지한다. 

한쪽 다리만 계단 위에 올린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인간은 한쪽 다리를 쭉 편 상태로 다른 한쪽 무릎만 구부려 균형을 찾는다. 모베드는 관절을 구부리는 대신 각각의 바퀴가 딛은 바닥 높이에 따라 축을 이동시켜 곧은 자세를 유지한다.

모베드가 연석을 타고 넘을 수 있는 이유도 DnL 모듈과 편심 휠 구조에 있다. 모베드는 네 바퀴를 굴려 한번에 연석을 오르지 않는다. 턱을 만나면 먼저 3시 방향에 있던 앞바퀴 축을 9시 방향에 위치시킨다. 그러면 바퀴는 몸체 중앙으로 이동하며 차체가 낮아진다. 

그 뒤에 앞바퀴 한쪽을 들어 시계 방향으로 돌리며 턱 위에 올려 놓는다. 실제로 보면 자유형을 구사하는 수영 선수의 움직임에 가깝다.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모베드가 오를 수 있는 연석의 최대 높이는 20cm에 이른다.

현대차·기아는 AW2026에서 모베드의 판매 시작을 알렸다. 모베드는 공장의 AMR은 물론 식당의 서빙 로봇, 골프 카트 등 모든 바퀴 달린 이동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CES 2026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로봇청소기에 모베드를 결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AW2026에서 다자간 협력 생태계 조성을 위한 ‘모베드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모베드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플랫폼 단독 판매가 아닌 각 분야 전문 전문 기업과 함께 완성형 솔루션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