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석화업계, 호르무즈 봉쇄 여파 직면...에너지·물류 비용 급등에 수익성 악화 우려

이란 혁명수비대 해상 수송로 폐쇄 선언에 국제 유가와 LNG 가격 폭등 철광석 수입 운임 인상과 전기로 가동 확대에 따른 전기료 부담 증대 에너지 가격 상승분 제품가 전가 난항에 따른 하반기 실적 하락 압박

2026-03-04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의 핵심 해상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국내 철강과 석유화학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해협 통과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며 물리적 폐쇄에 나서자,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해상 운임이 일제히 치솟으며 국내 기간산업의 제조원가를 압박하고 있다.

4일 산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이란 IRGC 사령관 보좌관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호르무즈 해협은 폐쇄됐다”고 공식 선언하며 통과 시도를 저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동맥’이 막히면서, 지난달 배럴당 60~70달러 선이던 국제유가는 이달 들어 80달러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했고, LNG 가격은 사태 이전보다 최대 50%까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철강업계는 이번 사태로 인한 '원재료비와 물류비의 동반 상승'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연간 약 7000만톤의 철광석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철강사들은 해상 운임 상승에 직접 노출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철광석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운송비가 반영된 도착가(CFR) 기준 조달 비용이 커지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기업들의 원가 구조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현대제철

특히 철강 업계가 탄소 중립을 위해 확대 중인 전기로 제철 공정은 ‘에너지발 전기료 인상’이라는 대형 악재를 만났다. 현대제철의 경우 연간 전기료 부담만 이미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는 6월 전기로 본격 가동을 앞둔 포스코 역시 전력비 상승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시간대별 전기요금 조정안 역시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철강사들에게는 오히려 비용 가중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유 및 석유화학 업계도 제조원가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만드는 산업 특성상 유가 상승은 곧바로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는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전방 산업의 수요 위축과 운영 비용 증대로 이어져 업황 전체의 수익성을 갉아먹을 가능성이 크다.

물류비 부담은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운반보관비로만 약 1조3600억원을 지출했으며, 이번 사태로 해상 운임이 추가 상승할 경우 연간 물류 비용은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자사 물류 경쟁력 확보가 기업 생존의 필수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미 어려운 시기에 중동 분쟁이라는 돌발 변수가 터졌다”며 “유가와 전력비, 물류비가 동시에 오르는 ‘삼중 압박’이 장기화될 경우 철근이나 열연 등 범용재 제품부터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어 비상 경영 체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