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기본법 임박…거래소 지분 제한 포함되나

거래소 대주주 지분 15~20% 제한 검토…소유 분산 원칙 유지 원화 스테이블코인 ‘은행 과반 컨소시엄’ 구상도 포함될 듯

2026-03-04     박금재 기자
[사진=금융위원회]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정부가 디지털자산 시장을 포괄적으로 규율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앞두고 핵심 규제 방향을 다시 점검했다. 가상자산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최종 정부안에 해당 내용이 포함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금융위원회는 ‘제1차 가상자산위원회’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 검토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날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5일 예정된 당정협의에서 법안 주요 방향을 조율한 뒤 정부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소유 구조 분산 필요성이 핵심 논의 사항으로 다뤄졌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거래소가 제도권 금융 인프라로 편입될 경우 공공성이 강화된다는 점을 고려해 대주주 지분을 약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특정 주주가 거래소 경영권을 독점할 경우 이해상충이나 시장 왜곡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글로벌 사례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산권 침해 소지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과도한 규제가 국내 가상자산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거래소가 사실상 금융시장 인프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존 입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역시 논쟁적 사안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은행이 과반 지분(50%+1주)을 보유한 컨소시엄 형태로 발행 주체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중심의 발행 구조를 통해 이용자 보호와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은행 중심 구조가 혁신을 제약하고 기존 금융권에 유리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핀테크나 블록체인 기업의 참여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발생한 빗썸 오지급 사태도 제도 정비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금융위는 거래소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관련 규정을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거래소의 내부통제 기준과 전산·보안 기준을 마련하고, 이용자 피해 발생 시 일정한 책임을 부과하는 장치가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함께 금융위와 금융정보분석원, 금융감독원, 그리고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로 구성된 긴급대응반을 통해 이용자 피해 보상 상황도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현행 법령에서 사용하는 ‘가상자산’ 용어를 국제 기준에 맞게 조정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새로운 기회와 리스크 관리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제도 정비와 시장 확대 정책을 추진하겠다”며 “가상자산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규제 체계가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거래소 지배구조 규제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가 향후 시장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