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속 외화조달 변수 커지나…현대캐피탈 “환율 리스크 없다”
외화차입 만기 공개…2026~2027년 총 22.9억달러 환헤지 100%·유동성 커버리지 111%로 변동성 대응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현대캐피탈의 외화 자금조달 구조도 점검 대상에 오르고 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출렁이는 환경에서 해외 채권 발행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의 조달 전략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올해 초 유럽 자본시장에서 5억유로(약 8500억원) 규모의 유로화 공모채를 발행하며 글로벌 조달 기반을 확대했다. 당시 발행에는 약 38억유로의 주문이 몰리며 발행액 대비 7배가 넘는 수요를 확보했다. 유럽 투자자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됐다.
다만 최근 중동 갈등이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환경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국제 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신용시장에서도 기업채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외화 조달 비중이 높은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차환 시점의 조달 비용과 환율 변동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캐피탈은 이에 대해 조달 구조상 환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6년 잔여 기간 내 만기 도래 외화차입 규모는 약 5억7000만달러, 2027년 만기 도래 외화차입 규모는 약 17억2000만달러 수준이다. 다만 외화 차입 시점에 100% 환헤지를 적용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른 직접적인 리스크는 없다는 설명이다.
유동성 지표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캐피탈의 6개월 유동성 커버리지(6 month coverage)는 올해 2월 말 기준 111.3%로, 6개월 내 만기 도래 차입금보다 확보된 유동성이 더 많은 구조다. 자산 만기 대비 부채 만기 구조를 나타내는 자산부채관리비율(ALM) 역시 116.7%로 관리되고 있다. 이는 평균적으로 부채 만기를 자산보다 길게 유지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회사 측은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조달 환경 변화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주 예정된 채권 조달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며, 해외 법인의 채권 발행도 유통시장 금리와 투자 수요를 모니터링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본사뿐 아니라 해외 법인을 포함해 매 분기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으며, 단계별 위기 시나리오에 따른 조달 대응 체계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의 여신전문금융회사 유동성 리스크관리 모범 규준에 따라 위기 대응 체계의 적정성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외화 조달 기업의 유동성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금리, 환율, 신용스프레드가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는 차환 일정과 유동성 버퍼가 기업의 안정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현대캐피탈은 외화채 만기 구조를 관리하고 환위험을 전액 헤지하는 방식으로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동발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자금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에 따라 향후 외화 조달 조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