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은 '국가대표' 실적은 '동아에스티'에 종속…메쥬 IPO, 흥행 딜레마
[IPO 톺아보기] 메쥬 '환자감시장치' 인증으로 차별화 성공에도 2028년 추정 실적 달성은 파트너사 영업력에 종속 의정 갈등 재점화·오버행 리스크 '변수'
[녹색경제신문 = 최성남 기자] 기술특례 상장을 통해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메쥬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이 복잡하다. 국내 최초로 '환자감시장치' 국제 규격을 획득하며 기술적 해자를 구축했다는 평가와 동시에, 밸류에이션의 근거가 되는 미래 실적의 주도권이 전적으로 파트너사인 동아에스티에 쥐어져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기록이 아닌 감시"…독보적 기술력 '인정'
메쥬의 핵심 경쟁력은 '하이카디(HiCardi)' 시리즈로 대표되는 웨어러블 심전도 모니터링 기술이다.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메쥬는 기존 경쟁사들이 획득한 '심전도 기록(IEC 60601-2-47)' 규격을 넘어 국내 최초로 '환자감시장치(IEC 60601-2-27)' 국제 규격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단순한 데이터 기록을 넘어 의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감시하고 즉각적인 임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전문 의료기기임을 증명한 것이다.
특히 서버 통신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 알고리즘이 생체 신호를 분석하는 '온디바이스(On-device)' 기술과, 심정지 환자에게 전기 충격을 가한 후에도 기기 손상 없이 모니터링을 지속할 수 있는 '제세동 보호 회로' 등은 글로벌 기업인 필립스(Philips) 등의 특허망을 회피하며 구축한 강력한 기술적 진입장벽으로 꼽힌다.
동아에스티 영업 계획에 종속된 '2028년의 약속'
문제는 이 우수한 기술력이 실제 이익으로 전환되는 구조다. 메쥬는 이번 공모가 산정을 위해 2028년 추정 당기순이익(약 223억원)을 현재 가치로 할인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증권신고서를 뜯어보면, 장밋빛 추정치의 기초값은 메쥬의 자체 역량이 아닌 유통사 동아에스티의 목표 판매 수량에 근거하고 있다.
현재 메쥬의 국내 유통은 동아에스티가 독점하고 있다. 2028년 중립 시나리오 기준 매출액(약 458억 원)의 약 90%가 국내 모니터링 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가정돼 있다. 결과적으로 메쥬의 기업가치는 동아에스티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장악하느냐에 완전히 종속된 셈이다. 주관사 역시 실사 의견을 통해 "제품 상용화 및 매출 증가 여부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적시하며 메쥬에 대해 '면밀 실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대외 변수에 취약한 매출 구조는 이미 현실화된 바 있다. 2024년 메쥬의 매출액(약 23.6억원)은 전년 대비 감소했는데, 이는 국내 의료계 집단행동(전공의 파업)으로 인해 상급종합병원의 신규 장비 도입과 임상 테스트가 줄줄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정정 신고서를 통해 공개된 '보수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시장 확산이 지연될 경우 2026년 매출액은 중립적 추정치(154억원) 대비 55% 낮은 69억원 수준에 그칠 수 있다. 이 경우 흑자 전환 시점은 기약 없이 밀리게 되며, 2028년 실적에 기반한 현재의 밸류에이션은 심각한 고평가 논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주주 엑시트 길 닦아준 '무상증자'와 오버행 리스크
투자자가 경계해야 할 또 다른 지점은 상장 직후 쏟아질 수 있는 기존 주주들의 물량이다. 메쥬는 상장을 불과 수개월 앞둔 2025년 8월, 약 788만주의 대규모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수정 취득 단가는 약 1만5800원~1만5900원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희망 공모가 밴드(1만6700원~2만1600원)의 하단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장 당일 공모가 근처에서만 주가가 형성되어도 FI들은 즉시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21만주가 넘는 스톡옵션 행사가능 물량 역시 주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요소로 꼽힌다.
IB 업계 관계자는 "메쥬는 분명한 기술적 실체를 가진 기업이지만, 밸류에이션의 90% 이상이 2028년이라는 먼 미래와 단일 유통사의 영업력에 기대어 있다"며 "의정 갈등의 재점화 여부와 FI들의 보호예수 해제 시점별 매도 물량을 체크하는 것이 투자 판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