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3000 정조준②] 코스닥 ETF로 돈 몰린다…삼성자산운용 압도적 1위

코스닥 ETF 순자산 두 달 만에 5배…정책 기대 자금 이동 'KODEX'로 몰린 9조…삼성운용 시장 지배력 확대 코스피 강세에도 코스닥 ETF 먼저 반응…순환매 신호 패시브 ETF가 먼저 움직였다…코스닥 투자 재평가 시작

2026-02-27     정수진 기자
코스닥150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정부의 '코스닥3000' 정책 드라이브가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투자 자금이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장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초기 국면에서 지수 전체 흐름에 투자할 수 있는 패시브 ETF가 자금 유입의 통로 역할을 하면서, 코스닥 ETF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대표지수인 코스닥150을 추종하는 ETF 8종(미래에셋·삼성·신한·키움투자·한국투자·한화·KB·NH아문디자산운용)의 순자산 총액은 2월 26일 종가 기준 10조95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2조1793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두 달여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과 함께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이 부각되면서 '코스닥 재평가' 기대가 실제 자금 이동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KODEX'으로 쏠린 자금...연초 이후 9조 유입

이번 자금 이동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삼성자산운용으로의 집중 현상이다. 'KODEX 코스닥150' 순자산은 지난해 말 1조5987억원에서 최근 7조6410억원까지 급증하며 4배 이상 늘었다. 코스닥 지수를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역시 같은 기간 1조8500억원에서 5조1959억원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두 상품은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 순매수 ETF 1·2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코스닥 투자 기대가 단순한 전망을 넘어 실제 매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쟁 상품들도 성장세를 보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스닥150'은 3362억원에서 2조2940억원으로 6배 이상 확대됐고, KB자산운용 'RISE 코스닥150'(1294억원→5632억원)은 4배,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코스닥150'(451억원→2652억원)은 5배 이상 증가했다. 이 밖에 키움투자자산운용 'KIWOOM 코스닥150'(173억원→799억원), 신한자산운용 'SOL 코스닥150'(291억원→697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코스닥150'(173억원→313억원), 한화자산운용 'PLUS 코스닥150'(62억원→148억원) 등도 순자산이 빠르게 늘며 시장 전반의 자금 유입 흐름을 확인시켰다.

다만 점유율 기준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흡수력이 압도적이었다. 'KODEX 코스닥150'과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상품 두 개만으로 연초 이후 약 9조3882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며 시장 확대 국면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은 자금 집중의 배경으로 유동성과 브랜드 신뢰도를 제시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국내 증시 훈풍 속에서 투자자들이 KODEX를 선택한 데에는 유동성과 신뢰, 상품 라인업의 균형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본다"며 "업계 최대 수준의 거래대금과 순자산에서 나오는 풍부한 유동성이 투자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ETF 시장에서는 거래량과 호가 안정성이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꼽힌다. 거래가 활발할수록 대규모 매매에도 가격 괴리가 적고, 단기 매매와 장기 투자 모두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코스닥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초기 국면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유동성이 높은 상품으로 몰리는 흐름이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정책 기대·저평가 인식…ETF 자금 먼저 움직였다

최근 코스닥 ETF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된 배경에는 정책 기대와 시장 사이클 변화가 동시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이어진 코스닥 활성화 정책 기대감과 코스피 6000 돌파 이후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저평가 인식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바이오와 로봇 등 성장 산업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으로 투자 자금 이동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개월(1월 26일~2월 26일) 기준 코스닥150 수익률은 13.9%로 코스피200(31.1%)보다 낮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대형주 상승이 코스피 강세를 이끌면서 성과 격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형주 주가 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 시장으로 이동하는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전형적인 초기 자금 유입 단계로 해석한다. 상승 기대가 형성되는 초반에는 개별 종목 선별보다 시장 전체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는 패시브 ETF가 먼저 선택된다는 것이다.

이미 ETF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대형 운용사들은 낮은 보수와 높은 유동성을 강점으로 지수 추종 상품 중심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변동성이 높은 개별 종목 투자보다 시장 상승 흐름을 먼저 반영하려는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장에 대한 인식 변화 역시 자금 유입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시장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로봇, 바이오 등 미래 성장 산업이 집결된 시장으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ETF 자금 유입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정책 환경 변화와 기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추가 자금 유입 여지가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정책 기대감만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기관 자금 집행과 기업 실적 개선이 확인돼야 코스닥 상승세가 장기 추세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