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남아도는 두쫀쿠’…거품 빠지고 재고 쌓인다
대기줄 사라진 매장들, 원부자재 가격 안정화 기대감도 “품절 인증”에서 “재고 할인”으로…상권 풍경 90일 만에 급변 카다이프·피스타치오 수급 숨통 트이나…급등 원가 안정화 기대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불과 석 달 전만 해도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왔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이 빠르게 식고 있다. 연일 이어지던 대기줄은 자취를 감췄고, 일부 매장에서는 재고가 쌓이며 할인 판매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부터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두쫀쿠는 피스타치오 크림과 카다이프(중동식 가는 면 형태의 반죽), 마시멜로우를 활용한 이색 식감으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서울 주요 상권과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에서는 ‘오픈런’과 품절 인증이 이어졌고, 실시간 재고를 공유하는 지도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 카페에서는 한때 길게 늘어섰던 줄을 찾아보기 어렵다. 주요 백화점 팝업 매장 역시 초기 대비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게 상인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간 “유행이 지났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온라인에서는 “여전히 품절”이라며 반박이 이어졌지만, 최근에는 상인과 소비자 모두 인기가 꺾였다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 자영업자는 “예전엔 하루 수백 개가 몇 시간 만에 동났지만, 요즘은 진열대에 남아 있는 날이 더 많다”고 말했다.
열풍이 잦아드는 과정에서 위생 논란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식품 당국의 점검에서 일부 디저트 판매점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됐고, 두쫀쿠 제품에서 식중독균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사례도 확인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직접적인 매출 감소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소비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해외 언론도 이 같은 흐름에 주목했다. The New York Times는 최근 보도에서 두쫀쿠 열풍이 한 달여 만에 빠르게 가라앉았다고 전하며, 한국 사회의 빠른 유행 소비 문화를 짚기도 했다.
앞서도 속을 가득 채운 마카롱 ‘뚱카롱’, 포켓몬 빵, 탕후루 등 특정 디저트가 단기간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가 급격히 식는 현상은 반복돼 왔다. 상품의 본질적 가치보다 ‘줄 서는 경험’과 SNS 인증이 소비를 견인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수요가 급증했던 당시에는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마시멜로우 등 주요 원재료 가격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수입산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는 주문이 몰리며 일시적 품귀 현상까지 빚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발주 물량이 줄고 재고가 누적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부 수입 유통업체는 <녹색경제신문>에 “급등했던 피스타치오 도매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섰고, 카다이프 역시 공급이 정상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마시멜로우는 대체 공급처가 많아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지만, 전체 수요 감소로 프로모션 물량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한 프랜차이즈 카페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짧은 기간에 과잉 진입이 이뤄진 만큼 당분간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유행 의존형 메뉴보다 상시 판매 가능한 시그니처 제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