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부산 이전·매각 이슈 재점화…주총 앞두고 불확실성 고조
이재명 대통령 "곧 이전" 공개 강조, 정관 변경 안건 상정 여부 주목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후 매각 검토", 타이밍 조정 시사 노조 총파업·법적 대응 예고, 지분 구조상 정관 변경 통과 가능성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HMM 본사의 부산 이전과 지분 매각 문제가 동시에 부상하면서 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으로 이전 추진 의지가 재확인된 가운데,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부산 이전 완료 이후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일정과 방식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동남권 투자공사 설립은 물론 곧 HMM 이전도 곧 한다”며 ‘글로벌 해양수도 부산’ 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해양수산부 이전, 해사법원 설치 등과 함께 HMM 본사 이전을 지역균형발전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추진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열릴 예정인 HMM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사 이전과 관련한 정관 변경 안건이 상정될지 주목된다. 상법상 본사 이전은 정관 변경 사항으로, 출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아직 구체적인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한 만큼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분 구조를 감안하면 정관 변경안이 상정될 경우 통과 가능성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은행이 35.4%, 한국해양진흥공사가 35%, 국민연금공단이 5.6%를 보유하고 있어 정부 산하 기관 지분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측은 “현재까지 부산 이전과 관련된 안건이 논의된 것은 없다”고 밝히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 반발은 변수다. 노조는 주총 전 대주주가 기습적으로 안건을 상정할 경우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관련 안건이 상정되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부 내부 관계자들 역시 여의도에 위치한 본사가 금융·투자 네트워크 측면에서 갖는 상징성과 실익을 거론하며, 수백명 규모 인력의 부산 이전이 경영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매각 문제도 맞물려 있다. 산업은행은 최근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HMM 지분의 신속한 매각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지분 매각은 산업 정책과 관련된 사안”이라며 “부산 이전 이슈가 확정된 이후 상황에 맞춰 타이밍을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 플랜은 아직 세우지 않았으며, 가격 중심이 아닌 국적선사로서의 기능 유지까지 고려해 해양수산부와 협의하겠다는 설명이다.
결국 HMM은 본사 이전과 매각이라는 두 축의 정책 변수 속에서 중대한 분기점을 맞고 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 관련 안건이 상정되지 않더라도, 향후 임시 주총을 통해 정관 변경이 추진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부의 강한 정책 의지와 내부 반발, 매각 일정 조율이라는 과제가 얽히면서 HMM의 향후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정책 추진의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본사 이전과 매각 이슈가 동시에 부각되면 시장에서는 경영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수 있다”며 “정책 목적과 기업가치 제고라는 두 목표를 충족하려면 사안별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부산 이전이 현실화되더라도 인력 재배치, 거래처 대응, 글로벌 네트워크 유지 방안 등 세부 실행계획이 함께 제시돼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