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문제 심각한데”...쿠팡, 고객 정보 담긴 운송장 ‘패대기’
쿠팡, 3300만개 계정 유출로 ‘시끌’ 이름·연락처·주소 담긴 운송장, 공동주택 복도에 방치 개인정보 보호 강화 요구 확산 속 현장 관리 허점 도마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선 쿠팡이 배송 현장에서 또 다른 개인정보 관리 부실 논란에 직면했다.
고객 이름과 주소, 연락처 등이 기재된 운송장이 공동주택 복도에 그대로 방치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기업 차원의 보안 강화 약속과 현장 관리 실태 사이의 간극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보에 따르면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 사는 A씨는 최근 쿠팡 로켓배송을 통해 신선식품을 주문했다. 주문한 상품들은 신선식품 전용 가방인 ‘프레시백’ 2개에 나뉘어 배송됐다.
A씨는 우선 물품만 꺼낸 뒤 빈 프레시백을 문 앞에 두었고, 그 새 쿠팡 측이 이를 회수해 갔다.
그러나 회수 과정에서 가방에 부착돼 있던 운송장 2장이 분리됐고, 이 운송장들이 엘리베이터 앞 복도 바닥에 흩어진 채 방치돼 있는 것을 A씨가 뒤늦게 발견했다.
해당 운송장에는 수취인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일부, 상세 주소 등 개인정보가 인쇄돼 있었다. 공동주택 특성상 다수의 입주민과 외부 방문자가 오가는 공간에 이 같은 정보가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이는 최근 불거진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맞물리며 논란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쿠팡은 앞서 개인정보 3300만개가 유출되는 사고를 직면했다. 또한 지난 25일엔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Inc가 개인정보 유출 계정 3300만개 가운데 약 20만개가 대만 소재 계정으로 확인했다고도 밝혀 논란은 더 커졌다.
파장은 국내 뿐 아니라 대만 현지에서도 이어졌다. 대만 당국은 쿠팡 측에 출석 및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쿠팡은 대만 고객 데이터 유출 증거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나, 이후 일부 계정 접근 사실이 확인되며 설명을 수정했다.
유출 정보에는 이름, 이메일, 전화번호, 배송지 주소, 일부 주문 내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번호나 결제카드 정보 등 금융 관련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문제는 디지털 해킹이나 내부자 접근 같은 ‘사이버 보안’ 이슈뿐 아니라, 오프라인 배송 현장에서도 개인정보가 손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택배 운송장은 그 자체로 개인 식별이 가능한 정보 집합체에 가깝다. 이를 적절히 파기하지 않고 공동 공간에 방치할 경우, 제3자가 촬영하거나 수거해 악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 처리자가 분실·도난·유출·위조·훼손되지 않도록 안전성 확보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송 과정 역시 개인정보 처리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운송장 관리에 대한 보다 엄격한 내부 지침과 현장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대규모 유출 사고 이후에는 기술적 보안 강화뿐 아니라, 일선 현장에서의 기본적인 정보 관리 수칙 준수가 병행돼야 신뢰 회복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쿠팡이 잇따른 개인정보 이슈 속에서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배송 현장에서도 세심한 관리와 재발 방지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