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0% 또 동결…환율·집값·물가 ‘3중 부담’에 한은 신중 모드
원·달러 환율 1400원대 중반…한미 금리차 1.25%p 부담 서울 아파트 상승세 지속·물가 2% 근접…섣부른 인하 부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또 한 번 묶었다.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경기 둔화를 고려한 인하 기대도 있었지만, 환율과 부동산, 물가 등 복합 변수 앞에서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은 이르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6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6연속 동결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금통위는 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가장 큰 부담은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480원을 넘어서며 1500원선을 위협한 이후 최근 140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고점 대비 다소 안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기준금리를 먼저 인하할 경우 자본 유출 압력과 함께 환율이 재차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미 금리차도 변수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1.25%포인트 수준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으며, 3월 회의에서도 동결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경우 격차 확대에 따른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역시 고려 대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5% 상승했다. 상승폭은 다소 축소됐지만 오름세는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한 정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유동성을 자극할 경우 시장 과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물가도 완전히 안심하기 어렵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0%로 한국은행의 목표치에 도달했지만, 최근 수치 흐름을 보면 변동성이 남아 있다. 전월 상승률이 2.3%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조적 둔화 여부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한은은 성장 지원과 금융안정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택했다. 경기 측면에서는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환율과 자산시장, 물가라는 세 가지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는 상황에서 섣부른 정책 전환은 위험하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여전하다. 다만 그 전제는 환율 안정과 물가 둔화의 확실한 확인이다. 6연속 동결이라는 선택은 통화 완화로 가기 전 마지막 관망 단계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