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업계, '대산 1호 프로젝트' 본격 착수…2.1조원 지원 속 구조개편 신호탄
롯데케미칼 대산 NCC 110만톤 설비 중단, HD현대케미칼과 통합법인 설립 정부, 금융·세제·인허가·고용 아우른 맞춤형 패키지 가동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석유화학업계가 첫 구조개편 사업인 ‘대산 1호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충남 대산단지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재편 계획을 승인하고, 총 2조1000억원 이상의 금융·세제·인허가 지원 패키지를 가동하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대산 1호 프로젝트’ 승인 및 정부 지원 방안을 의결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3일 사업재편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11월 HD현대오일뱅크,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이번 승인은 정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로드맵에 따른 첫 사례다.
사업 승인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대산 사업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 대산 사업장과 합병해 통합 신설법인을 설립한다. 통합 이후 HD현대케미칼의 주주사인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은 각각 6000억원씩 총 1조2000억원을 출자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 통합 신설법인의 지분은 5대5로 조정된다.
이번 재편의 핵심은 110만톤 규모의 롯데케미칼 대산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 중단과 중복·적자 설비 축소다. 양사는 다운스트림 부문에서 수익성이 낮은 설비를 줄이고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설비 통합과 효율화에는 2450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공급과잉 완화와 원가 경쟁력 제고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통합 신설법인은 고탄성 경량소재, 이차전지 전해액용 유기용매 등 고부가 제품과 에탄 원료, 바이오 납사 기반 친환경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한다. 해당 분야에는 3350억원이 투자된다. 정부는 연구개발(R&D) 지원에도 260억원 이상을 투입해 고부가·친환경 중심의 산업 체질 개선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정부 지원의 핵심은 최대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이다. 채권금융기관은 현대케미칼에 대해 최대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기존 대출 가운데 최대 1조원을 영구채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2028년까지 약 7조9000억원 규모의 협약 채무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기존 금융 조건을 유지한다.
비금융 지원도 병행된다. 기업 분할·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및 등록면허세를 75~100% 감면하고, 자산 매각 관련 과세이연 기간을 확대하는 등 세제 부담을 완화한다.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기존 인허가 승계도 허용해 사업 공백을 최소화한다. 대산 석화단지는 분산에너지 특구로 지정해 4~5% 저렴한 전기를 공급하고, LNG 직도입 설비 범위 확대와 원료 무관세 적용 등 원가 절감 방안도 추진된다.
정부는 이번 구조개편을 통해 2028년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합법인 설립 절차가 9월까지 마무리되고, 연내 NCC 설비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여수·울산 등 다른 산단에서도 2호·3호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추진하고, 특별법 시행령 제정과 화학산업 생태계 종합지원 대책 마련 등 후속 조치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산 1호 프로젝트는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도출한 첫 성과”라며 “후속 프로젝트도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기업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