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무인소방로봇 4대 소방청에 기증…'사람 살리는 모빌리티' 철학 실현

정의선 회장 직접 참석해 로봇 전달 ‘사람 살리는 모빌리티’ 철학 실현 기존 장비 한계 명확했던 화재 현장에서 활약 기대 현대차그룹, 소방관 지원 지속 전개 예정

2026-02-25     이현성 기자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원격 화재 진압 장비 ‘무인소방로봇’을 소방청에 기증하며 공공 안전 지원을 확대했다.

24일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경기도 남양주에 자리한 수도권119특수구조대를 찾아 소방청과 공동 개발한 로봇 4대를 직접 전달했다. 

정의선 회장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의 현장으로 뛰어드는 소방관분들의 모습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일깨워 준다”며 “소방관 여러분들이 지켜온 ‘안전’의 가치를 함께 실현하고자 무인소방로봇을 개발해 왔다. 오늘 기증하는 무인소방로봇은 현대차그룹의 핵심 기술을 집약한 장비로, ‘사람을 살리는 기술’이라는 우리 공동의 목표를 구현한 새로운 모빌리티”라고 밝혔다.

무인소방로봇은 현대로템의 전동화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방산 분야에서 주로 쓰이던 HR-셰르파에 방수포, 자체 분무 시스템, 적외선 기반 시야개선 카메라, 원격 제어기 등 화재 진압에 특화된 장비를 얹었다.

화재 진압의 핵심은 단연 방수포다. 무인소방로봇 전면부에 탑재된 방수포는 직사 및 방사 형태로 방수 제어가 가능한 노즐이 적용돼 다양한 화재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주목할 기능은 자체 분무 시스템이다. 장비 외부 전체에 미세 물 입자를 분사해 수막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섭씨 500~800도에 달하는 화재 현장에서 장비 내부 온도를 50~60도 수준으로 유지한다. 덕분에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근거리 고열 환경에서도 무리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전동화 장비라는 점도 눈에 띈다. 그동안 내연기관 소방차는 산소가 부족한 밀폐 공간에 투입이 어려웠다. 무인소방로봇은 이와 같은 내연기관 소방차의 한계를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물 가득한 사고 현장도 문제 없다. 6륜 독립구동 인휠모터와 고열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타이어는 어떤 환경에서도 탁월한 기동성을 약속한다. 적외선 센서를 결합한 카메라는 짙은 연기 속에서 탁월한 시야를 확보해 발화 지점이나 구조 대상자 식별을 돕는다.

실제 소방청 통계를 보면 이 같은 장비의 필요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 10년간 화재로 부상을 입거나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1802명에 달한다. 현대차그룹이 소방관들의 현장 의견을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 것도 이런 현실을 직시한 결과다.

기증된 무인소방로봇 4대 중 2대는 소방청 요청에 따라 수도권 및 영남119특수구조대에 각 1대씩 미리 배치돼 실전에서 활약 중이다. 나머지 2대는 3월 초 경기 남부와 충남 소방본부에 추가 배치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의 소방 지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3년에는 재난 현장에서 소방관의 휴식과 회복을 돕는 프리미엄 특장버스 '소방관 회복지원차' 10대를 전국 소방본부에 기증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는 배터리 팩에 직접 물을 주입해 전기차 화재를 진압하는 'EV 드릴 랜스' 개발하고 총 250대를 소방청에 전달했다. 

해마다 현장의 수요에 맞춰 지원 형태를 달리해온 셈이다. 오는 6월에는 개원을 앞둔 국립소방병원에 소방관의 치료 및 재활을 위한 차량과 장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정의선 회장은 이날 기증식에서 "위험한 현장에 한 발 먼저 투입돼 소방관의 안전을 지키는 든든한 팀원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소방관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기술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승룡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오늘은 재난 대응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민간과의 혁신적 연대를 통해 첨단 기술을 현장에 적극 도입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