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 ① “지속가능한 녹색정치가 곧 경제...원전, 탄소배출권에 의존 안돼”

“원전, SMR에 매몰된 정책과 탄소배출권 확보만으론 안돼... 탄소중립은 곧 수출경쟁력”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환영하나 해외 사모펀드·페이퍼컴퍼니의 잠식 경계해야”

2026-02-27     김지문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문 기자]  전 세계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한지 5년이 지났다. 이재명 정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의 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원자력 발전소와 탄소배출권 구입 중심의 보수적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1.5%가 ‘가격’이 매겨져 실질적인 시장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녹색 경제 실현‘이 이상적인 말이라는 시기는 이미 오래전 지나갔다. ‘글로벌 탄소중립 경제’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대응하고 있을까.

탄소중립 없이는 경제도 위기에 처하는 국제정세의 전환기, 탄소중립의 불모지 대한민국에 작은 씨앗을 틔워 아름드리 나무를 세우려는 녹색의 정치가 한국에서도 움트고 있다. 녹색과 경제, 함께 걷기 어려운 그 길을 걸어가려는 움직임은 아직 작지만 해가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그 어려운 길의 가장 선두에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가 있다.


■ "국제 무대에서 힘 얻고있는 녹색 정치와 녹색 경제, 한국의 상황과 성장방향은“


”녹색당 하면 막연히 ‘환경정당’으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무를 껴안고 공장 건설을 반대하는 단편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고, 경제 발전을 반대하는 정당이라고 오해합니다.“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는 환경과 경제가 대립한다는 낡은 프레임을 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의 '유럽 그린 딜'을 예로 들어보면, 이는 단순한 환경 보호 선언이 아니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하겠다는 EU의 '새로운 경제 전략'입니다. 녹색당은 바로 이러한 시스템의 전환, 국가 전략의 전환을 이끌어낸 정치적인 동력이 될 것입니다“

세계녹색당(Global Greens)은 전 세계 100여개국이 넘는 녹색당들의 연합체로서, 각국의 녹색당은 생태적 가치, 사회정의, 참여민주주의, 비폭력, 지속가능성, 다양성 존중이라는 ‘세계녹색당 헌장’을 토대로 정치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한국의 녹색당 또한 이 연합체의 일원이다. 가장 많이 알려진 독일 녹색당은 2021-2025년 사회민주당, 자유민주당과 함께 이른바 ‘신호등 연정’을 구성하여 여당으로 국가를 운영했으며 그 외에도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에서 녹색당이 집권 연정에 참여한 바 있다.

2023년 6월 세계녹색당 제5차 총회가 아시아 최초로 대한민국 인천 송도에서 개최되며 녹색정치와 ESG 경영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 대표는 ”한국의 녹색당은 ‘득표율 2% 미만 정당은 등록을 취소하고 4년간 같은 당명을 쓸 수 없다'는 정당법상 독소조항을 헌법소원을 통해 개정하거나, 2020년 공직선거법에서 정당 득표율 3% 미만의 정당에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지 않는 소위 ‘봉쇄조항’에 대해 헌법소원을 하여, 올해 2026년에 역시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을 받아내 선거제도 개혁에 중대한 이정표를 남기는 등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며 ”아직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해 안타깝다. 정치의 다양성을 구현하고 녹색당의 정치적 힘이 신장되어야만,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과 새로운 경제 시스템 전환의 사회적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 “원전, SMR에 매몰된 정책과 탄소배출권 확보만으론 안돼... 탄소중립은 곧 수출경쟁력”


김찬휘 공동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정부와 현 이재명 대통령 정부 모두 탄소중립을 향한 '의지'와 '실행력'에서 심각한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 대표는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은 국제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전혀 발맞추지 못하고 있는 중”이라며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 배출 61% 감축이라는 목표는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마지노선이다. 2026년 현재, 불과 4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한국 정치와 산업계의 위기감은 여전히 바닥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찬휘 대표는 ▲원자력 발전소와 SMR건설에만 의존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지속 ▲대규모 토목 공사나 신공항 건설과 같은 탄소 다배출 국책 사업 ▲철강, 석유화학 산업 등 탄소 다배출 산업 구조 자체를 어떻게 재편할 것인가에 대한 뼈대 있는 청사진의 부재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고사시키고 핵발전 확대라는 위험한 퇴행을 선택했다면, 현 이재명 정부는 재생에너지에는 전 정부보다 관심이 크지만 윤석열 정부 때 채택한 ‘제11차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답습하면서 원전 건설과 SMR 건설로 퇴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피같은 국가 재정을 신규핵발전소 건설이나 SMR 연구에 쏟아부을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의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찬휘 대표는 이 주장이 단순한 환경의 문제가 아닌 ‘경제와 비용’의 문제임을 역설했다.

에너지 단가를 보여주는 ‘균등화발전단가’(LCOE)에서 재생에너지는 핵발전의 ½~⅓ 수준으로 책정된다. 글로벌 균등화발전단가 통계에 따르면 육상풍력은 $27 ~ $73, 태양광은 $29 ~ $92, 핵발전은 $142 ~ $222이고, 재생에너지는 비용이 계속 떨어지고 핵발전은 우라늄 가격 문제와 핵폐기물 처리 비용 때문에 단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탄소배출권 수입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대표는 ”정부와 기업들이 흔히 범하는 가장 큰 착각이 '해외에서 탄소 배출권을 사 오거나, 아직 상용화도 불확실한 탄소포집저장(CCUS) 기술에 기대면 목표를 채울 수 있다'는 안일함“이라며 ”글로벌 ESG 기준은 이런 꼼수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의 핵심은 '내재 배출량'(Embedded Emissions)인데, CBAM은 단순히 기업이 탄소 배출권을 얼마나 샀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원자재 추출, 제조, 운송, 처리 등 생산 전 과정(Life Cycle)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총량을 깐깐하게 따져 관세를 매긴다“고 ‘탄소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글로벌 스텐다드 ESG 경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 속 해외 사모펀드·페이퍼컴퍼니의 잠식 경계”


김찬휘 대표는 풍력발전 등의 확대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도, 해외 사모펀드와 기술력이 불확실한 페이퍼컴퍼니들의 개입을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해상풍력 사업의 초기 파이프라인 상당수를 외국계 자본과 사모펀드(PEF)가 쥐고 있는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면서 “국가기간산업인 에너지 산업을 외국 자본에 넘겨주게 되는 문제 외에도, 사모펀드의 성격상 ‘사업권 장사’를 하면서 최소 자본금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발전사업허가와 계통 연결권만 따낸 뒤 소위 ‘먹튀’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울산, 전남 등에서 3G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는 코리오제너레이션(Corio Generation)이 국내 법령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전력 당국의 인가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자회사 지분 일부를 캐나다 온타리오 교원연금 등 다른 펀드에 몰래 매각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김 대표는 “민간 사업자의 경우에도 발전사업허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여 ‘페이퍼컴퍼니’를 차단하고, 사업권 및 지분 매각을 규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국가가 주도하여 어민 수용성, 해양 환경, 군사 작전 등을 먼저 고려해 적합한 바다를 '발전지구'로 지정한 후 자본력, 기술력, 국내 생태계 기여도 등을 종합 평가해 끝까지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할 능력이 검증된 사업자에게만 입찰을 통해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규제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