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美 관세 변수에 다시 안갯속…매출 감소 속 불확실성 확대

상호관세 무효 판결에도 50% 철강 관세는 유지 건설 침체·중국 저가 공세에 수익성 양극화 심화 대미 수출 8.1% 감소, 정책 변동성에 부담 가중

2026-02-24     정창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발 통상 변수와 전방 산업 침체라는 이중 압박 속에 다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국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화했지만, 철강에 부과 중인 50% 고율 관세는 유지되면서 정책 향방에 대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는 관세 완화 기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 이후에도 수입산 철강에 적용되는 5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 해당 관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이 아닌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하고 있어 판결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대통령이 관세 등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철강·알루미늄 관세의 적용 방식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며 업계 기대를 키운 바 있다. 그러나 상호관세 무효화 이후에도 대체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정책 변동성은 오히려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는 관세율과 부과 기간에 상한이 없어 업계 부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50% 관세가 유지될 경우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의 연간 관세 부담은 약 5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 인하 기대가 있었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커진 점 자체가 부담”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대외 변수뿐 아니라 산업 여건도 녹록지 않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주요 철강사의 합산 매출은 약 62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했다. 2023년 이후 3년 연속 매출 역성장이다. 건설 경기 장기 침체로 철강 수요가 줄었고, 자동차 산업 역시 소비 심리 위축과 해외 생산 확대 영향으로 국내 생산이 감소했다.

글로벌 수급 환경도 부담 요인이다. 중국은 2025년 4분기 조강 생산량을 전년 동기 대비 11.1% 줄였지만 수출은 확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출 단가 하락까지 겹치며 저가 밀어내기 수출이 지속되고 있고, 이는 국내 유통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적에서는 업체 간 양극화가 뚜렷하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매출 감소에도 원가 절감과 고부가 제품 확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각각 20.8%, 37.4% 증가했다. 반면 동국제강과 세아제강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업계는 통상 환경과 수급 여건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에서 단기적 반등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와 생산 계획을 세우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결국 고부가 제품 확대와 원가 경쟁력 확보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