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 간 쿠팡 임시대표, 7시간 비공개 증언…통상 이슈로 번지나
美 하원 법사위, ‘한국의 차별 대우 여부’ 집중 조사…“모든 가능성 열려 있다” 로저스 대표, 증언 전후 묵묵부답…국내 수사와 맞물려 파장 주목 USTR 301조 조사 방침 속 한미 통상 변수로 부상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인 쿠팡의 해롤드 로저스 한국법인 임시 대표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에서 비공개 증언을 진행했다. 한국 내 수사와 맞물린 사안이 미 의회 차원으로까지 확장되면서, 통상 이슈와의 연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이날 워싱턴DC 레이번 하원 빌딩에서 열린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비공개 조사(deposition)에 출석해 약 7시간가량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과정은 공화·민주 양당 측이 번갈아 질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점심시간을 넘길 정도로 장시간 이어졌다.
회의장에 들어서기 전과 증언을 마친 직후, 로저스 대표는 “어떤 내용을 설명했느냐”, “한국 소비자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법사위 산하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회 주도로 이뤄졌다. 앞서 법사위 지도부는 소환장을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차별적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특히 최근 통상 합의에도 불구하고 특정 기업을 겨냥한 조치가 이어졌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법사위 대변인은 조사 목적에 대해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 청문회나 입법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현재 로저스 대표와 쿠팡은 국내에서 정보유출 규모 축소 의혹, 증거 인멸, 국회 청문회 위증, 산업재해 은폐 등과 관련해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한국 정부는 해당 사안이 통상 문제와는 무관한 국내 법 집행 절차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쿠팡 측은 이날 증언 이후 성명을 통해 “의회 증언으로까지 이어진 한국 내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건설적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미 경제 협력과 투자 확대를 통해 양국 관계에 기여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증언은 미국 무역대표부가 무역법 301조 조사 방침을 공식화한 시점과 맞물려 진행됐다. 301조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미국이 관세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앞서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한국 정부의 조치가 차별적이라며 301조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한편 향후 미 의회의 논의와 행정부의 통상 대응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따라, 이번 사안이 한미 통상 현안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한국 정부는 관련 수사가 소비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절차라는 점을 강조하며 통상 문제와의 분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이번 사안이 통상 문제로 확대될 경우 기업 리스크를 넘어 한미 경제 관계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수사와 통상 현안을 명확히 구분하면서도, 양국 간 오해가 커지지 않도록 외교적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