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톺아보기] 카나프테라퓨틱스, 공모가 뻥튀기 논란…"한미약품 품고 VC는 70% 수익, 개미는 독박?"

한미약품 제외 멀티플 적용 시 VC 등 기관투자자 수익률 71%→11%대 급락 한미약품 없으면 막차 탄 VC, 손실 구간 진입 가능…손실 회피 목적 한미약품 끼워팔기 지적

2026-02-24     최성남 기자

[녹색경제신문 = 최성남 기자] 최종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카나프테라퓨틱스가 금융감독원의 4차례에 걸친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에도 한미약품을 피어그룹에서 끝내 제외하지 않으면서 고평가 논란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피어그룹 내에서 50배 가까운 멀티플 부여의 수단이 된 한미약품이 포함되면서 공모가를 뻥튀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평가 명분이 기존 투자자의 수익 보전과 '잭팟'을 위한 설계가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나타나고 있다.

대장주 후광에 가려진 밸류에이션 '민낯'

24일 카나프테라퓨틱스 증권신고서(4차례 정정 기준)에 따르면 희망공모가액(1만6000원~2만원)은 주요 파이프라인의 성공을 가정한 2028년 추정 당기순이익 244억원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뒤, 유사기업 4개사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23.59배를 곱해 산출됐다.

대표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종근당(19.92배), 한미약품(48.36배), 보령(13.71배), 온코닉테라퓨틱스(12.37배)를 비교군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대형 제약사인 한미약품의 PER이 다른 유사기업 대비 압도적으로 높아 사실상 평균치를 홀로 끌어올린 '착시 효과'를 일으켰다.

만약 한미약품을 제외하고 나머지 3개사의 평균 PER(15.33배)을 적용해 공모가를 다시 계산하면, 주당 평가가액은 1만6071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여기에 동일한 할인율을 적용할 경우 희망공모가 하단은 현재의 1만6000원에서 1만원대 초반(약 1만400원)으로 35% 가량 급락하게 된다.

이유있는 '한미약품 하드캐리'

고평가 논란의 핵심적인 이유는 기존 투자자들의 투자 금액과 상장 후 챙기게 될 '막대한 차익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 유상증자에 합류한 전략적 투자자(SI)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녹십자, 재무적 투자자(FI) 솔리더스 스마트바이오 투자조합 등은 당시 주당 9만3426원에 총 24만6183주의 우선주를 취득했다. 이들이 당시 투입한 총 투자원금은 약 230억원 규모로 계산된다.

이후 1주당 9주를 배정하는 대규모 무상증자와 보통주 전환에 따른 리픽싱(전환가액 조정)을 거치면서, 이들의 실질적인 주당 취득 단가는 10분의 1 수준인 약 9342원까지 대폭 낮아졌다. 사측이 제시한 밴드 최하단인 1만6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될 경우를 산정해도 이들의 보유 지분 가치는 약 394억원으로 뛰어 71%에 달하는 막대한 평가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선 이들의 '보호예수(의무보유)' 기간도 체크해야 한다. 녹십자,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주요 SI는 보유 물량의 절반(50%)에 대해서만 최장 3년의 보호예수를 설정했고, 상당수 FI 물량 역시 절반만 1~3개월 단기 보유에 묶였을 뿐 나머지 절반은 상장 당일 즉시 매도가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이들 투자자는 상장 첫날 보호예수가 걸리지 않은 '절반'의 물량만 공모가 하단(1만 6000원)에 매각하더라도, 초기 투자 원금의 약 85.6%를 단숨에 회수할 수 있는 구조다. 원금을 대부분 건지고도 나머지 절반의 주식이 고스란히 남아 추가적인 대규모 수익을 안겨주는 '꽃놀이패'를 쥐게 되는 셈이다.

반면, 한미약품 거품을 걷어낸 보수적 시뮬레이션 공모가(1만400원)를 적용하면 이들의 수익률은 11%대로 곤두박질친다. 무리하게 대장주인 한미약품을 피어그룹에 끼워 넣은 것이 결국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꼼수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Pre-IPO 막차 탄 VC 손실 막아라"… 리스크는 개미 몫 

상장 직전(Pre-IPO) 펀딩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의 '본전 사수' 여부도 무리한 공모가 산정의 핵심 배경으로 지목된다. 증권신고서에선 2024년 11월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2호 투자조합' 및 관련 펀드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우선주 31만2194주를 새로 취득한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이들의 주당 신주 발행(취득) 가액은 1만1211원으로, 앞서 2023년 하반기에 합류한 기존 투자자들의 실질 평단가(약 9342원)보다 20% 가량 비싼 가격에 투자 막차를 탔다.

때문에 한미약품을 제외하고 보수적으로 산정한 시뮬레이션 공모가 하단(1만400원)이 적용될 경우 주당 1만1211원에 진입한 이들은 상장과 동시에 약 7%의 원금 손실 구간에 빠질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사측과 주관사 입장에서는 상장 직전에 유입된 벤처캐피탈(VC)의 투자 단가를 방어하고 최소한의 엑시트(투자금회수) 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라도,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한미약품의 피어그룹 포함'이 선택이 아닌 필수불가결한 수단이 됐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리한 공모가 산정에 따른 우려는 고스란히 오버행(잠재적 매도 대기 물량)으로 옮겨갈 수 있어 일반 투자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총 상장예정 주식수 중 40.69%(527만5252주)에 달한다. 이 중 순수 공모주 물량 15.18%(196만8000주)를 제외하더라도 사실상 전체 주식의 25.5%가량이 VC와 FI, SI 등 기존 주주들의 차익실현 대기 물량인 셈이다.

카나프테라퓨틱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