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춘수號 농협손보, 실적 급감·고객 민원 급증...멀어지는 '2030 목표' 달성
지난해 순익 전년比 20.4% 감소한 824억원...1년 만에 400억원 ↓ 산불 등 자연재해에 직격탄 맞아...손해율 연중 100% 웃돌아 고객 불만도 크게 늘어...환산 민원건수 증가율 업계 최고 수준 전 상품 유형서 고객 민원 ↑...브랜드 이미지 등 '적신호' 농협손보, '2030년 순익 1500억원' 목표...업계 "쉽지 않을 듯"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손해보험이 실적 급락과 고객 불만 급증이라는 악재를 한꺼번에 마주했다. 자연재해 리스크 확대로 연간 순이익이 전년 대비 20%가량 급감한 데 이어 민원 건수 증가율도 손해보험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과 소비자 신뢰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만큼 '2030년 연간 순이익 15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건 송춘수 농협손보 대표의 경영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녹색경제신문>이 NH농협금융지주의 결산 자료 등을 확인한 결과 농협손보의 지난해 순이익은 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036억원) 대비 20.4% 감소한 수치다. 1년 만에 순이익이 200억원 이상 줄어든 셈이다.
농협손보의 실적이 이처럼 크게 쪼그라든 배경에는 지난해 봄 전국을 휩쓸었던 산불과 여름을 강타한 집중호우 등 각종 자연재해가 자리한다. 농협손보는 정부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을 전담 운영하고 있어 대규모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손익 등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어 왔는데, 지난해에도 이 같은 구조적인 취약성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농협손보는 지난해 내내 100% 이상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분기 말 손해율은 각각 1분기 말 107.18%, 2분기 말 113.07%, 3분기 말 109.6%, 4분기 말 107.98%였다. 농협손보의 손해율은 2024년 3분기 말(96.26%)만해도 90% 후반에 머물렀으나 이후에는 줄곧 100%를 웃돌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의 '본업 수익성'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얼마를 보험금으로 지급했는지를 의미한다. 상품군에 따라 기준은 다소 다르지만 업계는 통상 사업비 지출 등을 감안해 손해율 90%를 적자 기점이라고 보고 있다. 이 기준에 비춰보면 농협손보는 최근 1년간 보험 영업에서 사실상 적자 흐름이 계속됐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올 초 농협손보 경영진이 경영 목표 중 하나로 '2030년 순이익 1500억원 달성'을 제시했지만 현 상황에서는 이루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자연재해로 인해 수익성에 영향을 받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보험사가 자연재해 자체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관련 리스크 관리 체계는 해외 사례 등을 참고해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 손해율을 최대한 안정화시키는 것이 농협손보의 선결 과제"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농협손보는 지난해 고객 불만 관리 지표도 악화했다. 농협손보의 지난해 보유계약 10만건당 환산 민원건수는 분기 평균 5.04건으로 전년(4.01건) 대비 1.03건 늘었다. 같은 기간 손보업계 평균치가 7.91건에서 6.59건으로 1.32건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환산 민원 건수는 보험사마다 계약 규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각 사의 민원 현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마련된 지표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낮은 보험사일수록 서비스 품질이 뛰어나고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기간 해당 수치가 1건 이상 증가한 손보사는 전체 17개 사 중 농협손보와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등 단 두 곳뿐이다. 다만, 예별손보는 전신인 MG손보의 경영 위기와 이로 인한 가교 보험사 전환, 인수합병(M&A) 이슈 등 특수 요인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농협손보와는 여건이 다소 다르다. 즉, 이 점을 감안하면 농협손보의 민원 건수 증가세가 업계에서 가장 가팔랐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농협손보의 환산 민원건수는 모든 상품 유형에서 일제히 증가했다. 먼저 저축성보험의 환산 민원건수 분기 평균이 2024년 1.86건에서 지난해 4.11건으로 2.25건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세를 기록했으며, 보장성보험(4.13건→5.16건·1.03건↑)과 일반보험(3.25건→4.23건·0.99건↑)이 뒤를 따랐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민원건수의 경우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는 과정 등에서도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수치 상승 자체가 꼭 소비자 불만 확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민원이 타사보다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은 보험사의 영업 시스템이나 소비자 신뢰·보호 체계 등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 문제 등은 당연히 영업 성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소비자 민원을 적극 관리하는 게 (농협손보의) 목표 달성 여부에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한편, 농협손보 관계자는 "최근 고액 보장 담보의 판매 비중 확대로 보험금 지급 관련 민원이 증가했다"며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주관의 '민원 감축 대면회의'를 매월 운영하면서 민원 건수 개선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문 의료심사 인력 채용을 통한 보험금 지급 절차 신속화 및 고객 불편 최소화 작업 또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