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르기니, 전기 SUV 프로젝트 전면 철회…슈퍼카 고객 전기차에 관심 ‘제로’

순수 전기 람보르기니 출시 ‘물거품’ 페라리와 정반대…슈퍼카 양대 산맥의 운명은?

2026-02-24     이현성 기자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가 첫 순수 전기차로 예고했던 란자도르 프로젝트를 전면 철회했다. 2023년 공개 이후 2028년, 이어 2029년으로 두 차례 출시가 미뤄졌던 전기 크로스오버 ‘란자도르’는 결국 양산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됐다.

란자도르 콘셉트는 지난 2023년 몬터레이 카위크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2+2 시트 구성의 크로스오버 형태로, 람보르기니 최초의 순수 전기차를 예고하는 모델이었다. 

당초 란자도르는 듀얼모터 기반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1메가와트(약 1360PS) 이상의 출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까지 가속 시간은 2.4초, 최고속도는 시속 350km를 목표로 했다.

그러나 공개 3년 만에 프로젝트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예상보다 더딘 고성능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동화 전환의 상징으로 제시됐던 모델이 시장 현실 앞에서 멈춰 선 셈이다.

스테판 윙켈만 오토모빌리 람보르기니 CEO는 영국 더선데이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기존 고객의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 최근 부유층 사이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는 점도 계획을 철회하는 배경으로 언급됐다.

다만 란자도르가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순수 전기차 대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파워트레인은 람보르기니의 플래그십 레부엘토와 공유할 전망이다. V12 6.5L 엔진에 전기모터 3개를 결합한 구성으로, 시스템 출력은 1000마력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람보르기니는 전기차 개발에서 손을 떼지만, 라이벌 페라리는 전기차 출시를 향해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오는 5월 공식 데뷔를 앞둔 순수 전기차 ‘루체’의 실내 디자인을 공개하며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다.

루체는 전기모터 4개를 품고 최고출력 1000마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해진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97km 가속 시간은 2.5초, 최고속도는 시속 310km 이상으로 예상된다. 

같은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동화 전환의 속도와 방향을 두고 두 브랜드의 서로 다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