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스마트폰 규제 정책, 해외 사례 결과 봤더니 '긍정 의견' 높아
오는 3월부터 초등·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폰 사용 금지 다만 정치권에서는 더욱 강력한 규제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해외 사례 봤더니 집중력 향상 등 긍정적 반응 높아 한편 입법과정에서 청소년들 참여 필요하다는 지적도
[녹색경제신문 = 유자인 기자] 오는 3월부터 초등·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실행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수업 중 스마트폰 금지에 더해 더욱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 금지를 실시한 해외 사례에서도 교내 스마트폰 금지에 대한 긍정적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청소년 인권단체는 "입법 단계에서 청소년 당사자들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8월 국회는 스마트폰 중독으로 학력 저하, 정신 건강 문제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위기의식 하에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은 수업 중 스마트폰뿐 아니라 태블릿 PC 등 모든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수업 중이 아니더라도 학교장과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 교사의 교육 활동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과 소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제한 기준과 구체적 방식은 학교별 학칙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주최한 '초·중학교 스마트폰 프리스쿨 정책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는 "지난해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이 학교 현장의 스마트폰 관리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며 “수업 외 시간에는 자율관리 원칙이 생기면서 학교 내 스마트폰 소지·사용 제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업 외 시간의 스마트폰 사용도 법률로 정해야 하고, 학교가 완전히 스마트폰으로부터 자유로운 교육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법개정을 통해 미비점을 개선하고 역효과를 방지해야 한다”며 “청소년 SNS 이용 및 SNS 플랫폼 규제 대책과 입법에 정부와 국회가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발생하는 청소년 도박 문제, 청소년 정신질환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초등학교 6학년에 올라가는 권나우 학생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마트폰이 금지된 후 학교에서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다른 이야기를 할 시간이 늘었다"며 스마트폰 금지에 대해 찬성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해외 사례 살펴봤더니 긍정적 효과... 다만 "청소년 당사자의 목소리도 반영돼야" 지적도
권나우 학생의 예시는 해외사례와도 부합한다. 지난해 12월 뉴욕매거진지는 뉴욕주에서 지난 9월 수업시간 중 공립학교에서 스마트폰을 금지한 이후 운동이나 도미노 등 보드게임등을 즐기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등 육체적 활력과 학생들 사이의 교류가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2024년 말 기준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40%의 국가가 학교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을 규제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말 기준 30%에서 10%나 증가한 수치다.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규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의 사용이 아동청소년의 학습능력과 심리적 건강에 해를 끼친다는 인식이 퍼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호주의 경우 2020년 빅토리아주를 시작으로 공·사립학교에 스마트폰 반입 금지가 단계적으로 도입됐는데, 이후 남호주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는 교사의 70%가 학생들의 몰입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또 64%는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된 심각한 사건, 예로 사이버불링이나 온라인 성착취 등이 줄었다고 응답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다.
유럽의 경우 프랑스 정부는 2018년 스마트폰 사용 금지가 적용된 중학교에서 "사회적 상호작용 증가, 신체활동 증가, 디지털 괴롭힘 감소, 학생의 집중력 향상" 등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선 초·중학교 630곳을 대상으로 교직원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의 집중력이 향상됐다는 응답이 75%에 달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2025년 말 기준 35개 주가 초등·중·고등학교의 스마트폰을 규제하는 법안이나 정책을 실행하거나 제안했다. 플로리다주는 이런 규제가 가장 먼저 제시된 주 중 하나로,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중 하나인 랜드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연구에 따르면 플로리다의 경우 스마트폰 규제 법안이 통과된 첫해에는 학생들이 퇴학당하는 등 갈등이 증가했으나, 두번째 해부터는 주에서 주관하는 시험 성적이 상승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
다만 신중론 역시 존재한다. 지난해 11월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은 ‘학생의 날’인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교내 스마트기기 전면 금지’를 반대하며 "청소년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한 적 있다.
이와 관련,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 관계자는 "청소년의 사생활을 제한하는 입법 논의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당시에도 지적한 내용이지만 해당 입법 과정에서 청소년 당사자들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점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선을 앞두고 무리한 정책 추진이 아닌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