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격 재결정’ 카드에 식품업계 긴장…맥도날드는 신제품·가격 인상 승부수
밀가루 담합 제재 본격화…원재료 시장에 20년 만의 강공 예고 민생 물가 관리 기조 속 외식업계 가격 정책 부담 가중 한국맥도날드 가격 인상 단행…신제품보다 인상 시점에 쏠린 관심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민생과 직결된 식품 원재료 시장을 정조준하면서 식품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밀가루·설탕 등 기초 식재료 분야에서 잇단 담합 제재가 이어지며 가격 결정 과정에 대한 감시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다.
최근 공정위는 7개 제분사의 밀가루 가격·물량 담합 의혹에 대해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 발동 여부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0년 만에 해당 카드가 다시 거론되면서 업계에서는 “실질적인 가격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설탕 시장에서도 대규모 과징금이 부과되는 등 원재료 시장에 대한 제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이처럼 원가의 출발점이 되는 품목들에 대한 감독이 강화되자, 외식·프랜차이즈 업계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재료 가격 변동과 공정위 기조가 맞물리며 가격 정책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한층 예민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일부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 회사 측은 원재료비와 제반 비용 상승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공정위가 원재료 시장의 가격 형성 구조를 정밀 점검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외식 프랜차이즈의 가격 전략에도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또한 맥도날드는 20일 한정 메뉴 ‘쿼터파운더 치즈 BBQ 베이컨’ 2종을 재출시하고, 패티를 두 장으로 늘린 ‘더블’ 신제품까지 선보인다고 밝혔다. 과거 출시 당시 단기간 판매 호조를 기록했던 메뉴를 재정비해 다시 내놓은 것이다. 고구마 후라이 역시 재출시하며 메뉴 라인업을 확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원가 부담과 규제 환경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도 신제품을 통해 객단가를 끌어올리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물가 민감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가격 인상과 신제품 출시가 겹친 점은 다소 이례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개별 기업의 가격 결정은 원재료비뿐 아니라 인건비, 물류비, 환율 등 복합적인 요인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외식업계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변동성과 환율 상승 등 대외 변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공정위의 엄정 대응 기조 속에서 가격 정책에 대한 내부 검토가 더욱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동시에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제품 출시와 프로모션을 통한 매출 방어 역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의 ‘가격 질서’ 확립 움직임과 기업들의 수익성 방어 전략이 교차하면서, 식품·외식 시장은 한동안 팽팽한 긴장 상태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