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난해 공시의무 위반 143건 제재...IPO 준비 과정서 위반 사례 늘어

2026-02-20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자본시장법상 공시의무를 위반한 기업 88곳에 대해 총 143건의 제재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조치 건수는 13건 늘었고, 과징금·증권발행 제한 등 중조치 비중도 크게 확대됐다.

금감원에 따르면 위반 기업 중 비상장사는 57곳으로 전체의 64.8%를 차지했다. 상장사는 31곳(35.2%)이었다. 특히 공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비상장사가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과거 공시 위반이 적발되는 사례가 많았다. 유상증자나 사채 발행 과정에서 다수 투자자를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면서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자본시장법상 50인 이상에게 증권 청약을 권유하거나, 모집 금액이 10억원을 넘는 경우에는 증권신고서 제출이 의무다. 하지만 이 같은 절차를 인지하지 못해 신고서를 내지 않았다가 과징금 부과나 일정 기간 증권 발행 제한 조치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공시 위반이 확인되면 IPO 일정이 지연되거나 상장 자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조치 유형을 보면 2025년에는 중조치가 79건으로 전체의 55.2%를 차지했다. 과징금이 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발행 제한 25건, 과태료 4건이 뒤를 이었다. 경고·주의 등 경조치는 64건이었다. 과거 70~80%에 달했던 경조치 비중이 크게 낮아진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증시 회복 국면에서 IPO를 추진하는 기업이 늘면서, 상장 준비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미제출 등 중대한 공시 위반이 다수 적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장사 공시 위반도 크게 늘었다. 2024년 19건에서 2025년 35건으로 84.2% 증가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코스닥 상장사였다. 위반 유형은 소액공모 공시서류 미제출, 정기보고서·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지연 등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가장 빈번한 위반 유형은 발행공시 위반이었다. 증권신고서 또는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가 98건으로 전년 대비 180% 급증했다. 비상장사의 발행공시 위반이 84건에 달해 증가세를 주도했다.

금감원은 공시 위반 예방을 위해 기업들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 여부, 정기보고서·주요사항보고서 제출 의무, 자기주식 취득·처분 시 공시 요건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집’에 해당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이후에도 정기 공시 의무가 지속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공시 경험이 부족한 비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안내와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대규모 자금 모집과 관련한 허위 기재나 신고서 미제출 등 중대한 위반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면서 "증권신고서 거짓기재, 제출의무 위반 등 투자자 보호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요 사건을 중심으로 공시심사 및 조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