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이자이익 축소에도 최대 실적 '선방'
농협은행, 지난해 순익 1조8140억원...전년 대비 0.4% 증가 순익 증가했으나 성장세는 꺾여...21년 이후 첫 0%대 증가율 이자이익 역성장하고 수수료이익은 규모·증가율 모두 열세 충당금 축소로 이익 감소분 만회...충당금전입액 62.4%↓ 업계 "기존 수익구조 한계에 달했을 수도...개선책 마련해야"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NH농협은행이 지난해 이자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들고 이를 보완할 수수료이익의 규모와 증가율 등이 다른 은행에 비해 열세였던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농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1조8070억원) 대비 0.4% 증가한 1조81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농협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또 한 차례 경신했다. 농협은행의 연간 순이익은 2021년 증가세로 돌아선 뒤 매년 최대치를 새로 쓰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농협은행의 실적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실적 성장세가 매년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농협은행의 전년 대비 연간 순이익 증가율은 2021년 13.5%에 달했으나, 2022년 10.5%, 2023년 3.6%, 2024년 1.5%로 낮아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0%대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의 성장 동력이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줄어들며 실적 둔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7조4594억원으로 전년(7조6579억원) 대비 2.6% 감소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NIM이 지난해 매분기 하락한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NIM은 1.74%에서 1.54%로 0.20%포인트(p) 떨어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신한은행(1.58%·0.03%p↑), 하나은행(1.52%·0.04%p↑), 우리은행(1.49%·0.05%p↑) 등 다른 은행과 달리 NIM 하락 방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자이익이 감소했다"며 "정책성 대출 비중이 타행보다 높아 시장금리 변동이 NIM에 늦게 반영된다는 점과 기업여신 규모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중 가장 적다는 점 등이 농협은행의 NIM에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비이자이익의 원천인 수수료이익이 이자이익 감소분을 만회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난해 실적 증가세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수수료이익은 7599억원으로 전년(7454억원) 대비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수수료이익이 8000억원을 밑돈 곳은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이 유일하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수수료이익 증가율에서도 신한은행(1조2165억원·18.9%↑), 국민은행(1조2035억원·8.1%↑), 하나은행(1조260억원·8.6%↑) 등에 열세였다.
이처럼 하방 압력이 가해졌음에도 농협은행의 지난해 실적이 성장한 배경에는 줄어든 대손비용이 자리한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충당금전입액은 9696억원에서 3644억원으로 62.4% 급감했다. 달리 말하면 대손 비용 감소 효과마저 없었다면 실적이 역성장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문제는 대손 비용 축소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 변동성 확대 등으로 부실채권이 증가할 경우 충당금전입액은 다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농협은행이 수익원 다각화 노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르고 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실적 증가세가 이 정도로 둔화했다는 것은 기존 수익구조의 한계를 시사하는 대목일 수도 있다"며 "강태영 행장 등 경영진이 체질 개선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실적 둔화를 넘어 역성장 흐름까지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경영관리와 비대면·데이터 중심의 영업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초개인화와 고객경험(UX)에 초점을 맞춰 수익 고객군 확대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