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서 ‘오토파일럿’ 표현 퇴출…한국에선 그대로 판매
캘리포니아 법원 판단에 꼬리 내린 테슬라 한국에선 오토파일럿 유지…변화 가능성 주목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테슬라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사의 주행 보조기능 홍보를 위해 사용한 ‘오토파일럿’이라는 용어를 삭제했다.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다는 규제 당국의 판단에 따른 조치다.
캘리포니아 차량관리국(DMV)은 2021년부터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및 ‘풀 셀프 드라이빙(FSD)’ 용어에 문제를 제기해 왔다. 2023년에는 해당 표현이 실제 기능 수준을 넘어선 과장 광고라고 지적하며 테슬라의 제조사 및 딜러 면허 중단을 요청하는 고발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전문가들도 과장된 표현이 운전자의 경각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미국 소비자단체 컨슈머 리포트의 평가 결과 역시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과장 광고라는 주장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실시한 주행 보조기능 테스트에서 테슬라는 8위에 그치며 포드, GM,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5년 12월 법원은 캘리포니아 DMV의 손을 들어줬다. 당초 판사는 테슬라에 30일간 영업 정지를 명령했다. 다만 캘리포니아 DMV는 오토파일럿 용어 사용을 60일 내 중단하는 조건으로 제재 수위를 완화했다.
18일(현지 시간) 테슬라는 영업 정지를 피하기 위해 오토파일럿 용어 사용을 중단했다. 더불어 FSD 뒤에는 ‘감독형(Supervised)’이라는 수식을 붙여 운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의 주행 보조기능 판매 방식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이제 미국에선 오토파일럿 단독 상품 구매가 어렵다. 월 99달러를 내고 감독형 FSD만 구독 가능하다.
반면 테슬라는 한국에서 오토파일럿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모델 3와 Y 등에서 ‘향상된 오토파일럿’과 ‘감독형 FSD’ 중 하나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주요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마케팅 표현에 대한 검증 역시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오토파일럿이라는 단어 자체가 항공기 자동조종 장치를 떠올리게 하는 만큼,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이 스스로 모든 주행을 처리하는 것처럼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며 “실제 기술력과 마케팅 표현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면 표현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규제 당국과 법원이 명칭 변경을 요구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며 “한국을 비롯한 다른 주요 국가에서도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유사한 문제 제기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