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이냐 청산이냐”… 홈플러스, 3월 4일 운명 가른다
3000억 DIP 조달 난항…이해관계자 입장 ‘평행선’ 점포 축소·사업부 매각 추진 속 생존 해법 모색 새벽배송 규제 완화 여부도 회생 변수로 부상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존폐의 갈림길에 섰다. 법원이 대주주와 채권단,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회생절차 지속 여부에 대한 의견을 요청하면서, 다음 달 4일을 기점으로 회생과 청산 중 하나가 결정될 전망이다. 핵심 변수는 3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여부다.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지주, 채권단 및 노조 등에 회생절차를 계속할지 여부와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회생을 유지할 경우 새로운 제3자 관리인 추천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계획안에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 정리, 슈퍼마켓(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 3000억원 규모 DIP 조달 등이 포함됐다. DIP는 MBK파트너스, 메리츠금융지주, 산업은행이 각각 1000억원씩 분담하는 구조로 제시됐다.
그러나 자금 조달은 순조롭지 않다. MBK파트너스는 약속한 1000억원 참여 의사를 유지하면서도 추가 자금 투입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회생계획안의 보완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청산 시 담보 처분을 통한 채권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노조는 회생절차 폐지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주주의 추가 자금 투입과 함께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회생절차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고용 안정과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홈플러스는 점포 구조조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전국 점포 수는 111곳으로, 지난 2024년 126곳 대비 15곳 감소했다. 이달 부산감만점·문화점·울산남구점·전주완산점·화성동탄점·천안점·조치원점이 폐점 예정이며, 인천숭의점과 잠실점도 향후 영업 종료 계획이 잡혀 있다. 회사는 오는 2027년까지 점포 수를 102개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규제가 완화될 경우 점포를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290개의 PP센터(피킹·패킹센터)를 운영 중이다.
법원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인 오는 3월 4일 전 회생절차 지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자금 조달 성사 여부가 홈플러스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당장 자금 경색만 해소된다면 회생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시장 신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인수 후보나 금융권 모두 신중한 관망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