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중국발 가격압박에 불확실성 심화…수익성 방어 시험대
철광석 가격 100달러선 붕괴 조짐, 고로업체 원가 부담 완화 기대 중국 철강 가격 8주 만에 최저, 저가 수출 확대 가능성 제기 EU CBAM·전기요금 개편 겹쳐 전기로업체 부담 가중 우려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국제 철광석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며 톤당 100달러 선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 부담 완화는 국내 철강사들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중국발 저가 공세와 대외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업계 전반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거래소 기준 62% 함량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100달러 아래로 내려선 이후 100달러 안팎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100달러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뚜렷한 약세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춘절을 전후한 수요 둔화가 단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하방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제기구들은 지난해 철광석 가격이 전년 대비 약 10% 하락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연평균 가격이 점차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철광석 가격 하락은 고로 중심 철강사들에는 원가 절감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최근 수입재 재고가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국내 유통 가격이 일정 수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최근 열연 유통 가격은 80만원대 초반에서 형성돼 있으며, 시장 일각에서는 추가 반등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러나 중국 철강 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상황은 복잡해지고 있다. 중국 내 철근 선물 가격은 최근 8주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춘절을 앞둔 가동 축소와 일부 지역의 환경 규제, 설비 정기보수 등이 겹치면서 내수 수요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 가격 하락은 통상 수출 단가 인하로 이어져 아시아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중국 주요 항구의 철광석 재고는 최근 수년 내 최고 수준으로 집계되며 공급 부담을 키우고 있다. 재고 물량이 해외 시장으로 유입될 경우 동남아 등을 경유한 우회 수출 형태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과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체계 개편 방침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CBAM에 따라 철강 수출 기업은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고 향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국내 경제단체는 향후 10년간 수조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동시에 산업용 전기요금의 시간대·지역별 차등 적용이 예고되면서 전기로 비중이 높은 업체들의 비용 구조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중국 가격 하락과 각종 규제 비용이 동시에 작용하면 체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단기 시황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수익성 중심의 판매 전략과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