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號 한국투자증권, 업계 최초 ‘2조 클럽’ 입성...폭풍성장 배경은?

2026-02-13     나희재 기자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김성환 대표 체제의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와 더불어 운용(Trading) 부문의 폭발적인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

다만 트레이딩 손익 비중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커졌고, 기업공개(IPO) 등 전통 투자은행(IB) 영역에서는 아쉬움도 동시에 남겼다. 이에 따라 김성환 대표가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이 ‘운용 중심 성장’ 이후 어떤 포트폴리오 균형점을 찾아갈지가 다음 과제로 떠올랐다.

13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2조1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1189억원) 대비 79.9% 증가한 수치다. 순영업수익의 경우에도 3조568억원을 돌파해 처음으로 3조원대를 기록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4.0%로 1년 새 4.1%p 개선됐다.

호실적의 중심에는 운용 부문이 있다. 별도 기준 운용 부문 순영업수익은 1조2762억원으로 전년(7237억원) 대비 76.3% 급증했다. 전체 순영업수익 증가율(39.0%)을 크게 웃도는 성장세다. 기투자 자산에서 발생한 배당·분배금 수익 확대와 발행어음 운용 수익 증가가 맞물린 결과다.

실제 발행어음 잔고는 2024년 17조3200억원에서 2025년 21조4800억원으로 24.0% 늘며 자금 조달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IMA 1호 상품이 1조1147억원 완판을 기록하며 유동성 확보에 힘을 보탰다.

브로커리지 부문도 시장 호황의 수혜를 받았다. 국내외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브로커리지 순영업수익은 4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증가했다. 국내 주식 시장점유율은 10.12%로 두 자릿수 안착에 성공했고,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도 1936억원으로 44.6% 늘었다.

반면 기업금융(IB) 부문은 상대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IB 부문 순영업수익은 7052억원으로 14.9% 증가하는 데 그쳐 주요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IPO 주관 실적 부진이 눈에 띈다. 2025년 IPO 주관 순위는 thebell 리그테이블 기준 5위에 머물렀다. 유상증자(2위), 인수금융(1위) 등에서는 선전했지만 상징성이 큰 IPO 시장에서 상위권 도약에는 실패했다.

분기별 실적 변동성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3분기 3921억원에서 4분기 2354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0.0% 급감했다. 연결 기준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48.2% 감소했다. 운용 손익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연말 시장 변동성 확대와 평가손실 반영이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관리(WM) 부문은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증가에 힘입어 순영업수익 2089억원을 기록하며 29.1% 성장했다.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는 67조7300억원으로 25.6% 늘었다. 다만 펀드 판매수익 증가율에 비해 전체 WM 수익 성장폭은 운용·브로커리지 부문에 미치지 못했다.

재무 건전성은 개선됐다. 2025년 말 기준 자기자본은 11조16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 증가하며 자본력이 한층 강화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발행어음과 IMA를 양 축으로 운용 부문에서 압도적인 이익을 내며 2조 클럽에 입성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트레이딩 손익 의존도가 높아질 경우 4분기와 같은 실적 변동성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초대형 IB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IPO 등 정통 IB 영역에서의 경쟁력 회복과 수익 포트폴리오 균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