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자녀·배우자 불문 '패륜 상속' 원천 봉쇄… 민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부양의무 중대 위반 시 직계비속·배우자까지 상속권 원천 박탈 효도한 기여 상속인은 보호... 유류분 반환 시 '가액 반환' 원칙 도입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건까지 소급 적용... "공정한 상속 제도 정착"

2026-02-12     임채영 기자
출처=법무부

[녹색경제신문 = 임채영 기자] 앞으로 부모를 부양하지 않거나 자녀를 유기한 이른바 패륜상속인이 피상속인의 재산을 물려받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부양의무를 저버린 상속인에게도 기계적으로 재산을 배분하던 기존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6년 2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민법 개정안은 상속 결격 사유와 유류분 제도를 대폭 정비했다. 핵심은 피상속인을 유기하거나 학대한 패륜 상속인이 누구든 상속 대열에서 배제할 수 있도록 그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 패륜 상속인 범위 전격 확대... 자녀·배우자도 예외 없다

이번 개정안의 시행으로 상속권을 상실시킬 수 있는 대상의 폭이 넓어졌다. 기존에는 부모 등 직계존속 상속인에게만 한정되어 적용되었으나, 이제는 직계비속인 자녀와 손자녀는 물론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범위가 확대되었다.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거나 피상속인을 학대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더 이상 상속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을 요구할 수 없게 된 셈이다.

◆ "효도하면 보호받는다"... 기여 상속인 권리 강화

피상속인을 성실히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에 대한 보호 조치도 구체화되었다. 그동안은 패륜 상속인이 나타나 기여 상속인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며 재산을 침탈하는 사례가 빈번했으나, 앞으로는 기여에 상응하는 보상적 성격의 증여는 유류분 반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는 피상속인을 특별히 보살핀 상속인의 권리를 국민의 법감정에 맞게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 '돈으로 돌려줘라' 원칙... 소송 지연 문제 해결

상속 분쟁의 효율적인 해결을 위해 유류분 반환 방식도 원물 반환에서 가액 반환으로 전환된다. 기존처럼 부동산이나 주식을 지분으로 나누어 공유하게 될 경우 발생하는 2차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현금으로 정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운 것이다. 또한 이번 개정안은 2024년 4월 25일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발생한 상속 사건까지 소급 적용되어, 그동안 지연되었던 수많은 유류분 소송이 신속하게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개정을 통해 정당한 상속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상속제도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