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GM 무쏘 가솔린, 모두를 위한 픽업…SUV 대안으로도 충분
217마력 2.0L 가솔린 터보 적용 초반 가속 인상적…출력 갈증 없어 SUV 대안으로는 가솔린이 안성맞춤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8년 만에 신형으로 거듭난 KGM 무쏘를 만났다. 누군가는 무쏘를 렉스턴 스포츠의 부분변경 모델이라고 깎아내린다. 하지만 무쏘를 경험해보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른다. 특히 이번에 새로 추가한 가솔린 모델은 이전에 KGM 픽업에서 느낄 수 없던 주행감각을 뽐낸다. 무쏘는 ‘짐차’ 이미지 훌훌 벗어 던지고, 레저 활동 북돋는 SUV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KGM의 픽업 역사는 2002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무쏘의 파생 모델로 국산 픽업 시장 문을 열어젖혔다. 이후에도 KGM 픽업은 가지치기 모델로 브랜드 내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2018년 렉스턴 스포츠가 등장하며 장밋빛 인생이 펼쳐졌다. 크게 오른 상품성 덕분에 KGM 판매실적 책임지는 모델로 우뚝 올라섰다.
달라진 위상에도 불구하고 KGM 픽업은 이름 뒤에 붙은 ‘스포츠’ 때문에 파생모델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픽업이 파생모델 취급 받는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던 KGM은 족보를 뜯어고쳤다. 결국 무쏘는 24년 만에 픽업으로나마 본명을 되찾고 신분상승을 이뤘다.
무쏘는 신분상승과 함께 명예 회복까지 노린다. 모델 노후화와 경쟁 차종 등장으로 쪼그라든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고자 한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37.5% 늘어난 1123대 판매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이달 가솔린 모델의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까닭이다. 가솔린 모델은 무쏘의 존재감 확대를 이끌 수 있을까? 시승 경험을 토대로 평가한다면 밝은 미래가 예상된다.
무쏘 가솔린을 시승하기 전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힘이 부족하진 않을지 우려가 앞선 까닭이다. 무거운 짐 싣는 일이 잦은 픽업은 가속과 동시에 두둑한 토크를 쏟아내는 디젤이 제격이라고 여겨 왔다. 하지만 무쏘 가솔린 모델은 초반 가속 시 답답함은커녕 시원스럽기까지 하다.
무쏘의 직렬 4기통 2.0L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217마력, 최대토크는 38.7kg.m에 이른다. 디젤보다 15마력 높지만, 토크는 6.3kg.m 낮다. 수치만 보면 가솔린 모델의 초반 가속이 불리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KGM은 8단 자동변속기를 짝지어 문제를 해결했다.
무쏘 가솔린은 디젤보다 2단 더 촘촘한 변속기를 통해 저속에서 힘을 끌어모은다. 게다가 최대토크를 쏟는 구간이 1750~4000rpm으로 한층 더 끈질기다. 덕분에 저속부터 고속까지 전 영역에서 출력에 대한 갈증을 느낄 수 없었다.
소음·진동 억제력은 가솔린의 매력을 높인다. 무쏘의 디젤 엔진은 시동을 거는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시트를 타고 올라오는 진동은 잘 숨겼지만, 변속기 레버에 손을 올리는 순간만큼은 트럭을 타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반면 가솔린 모델은 재잘거리는 소리만 귓가를 멤돌 뿐 손끝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승차감도 가솔린 모델이 한층 차분하다.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은 물론 여진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능력 역시 한 수 위다. 승용 SUV의 감각을 원한다면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편이 여러모로 낫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연비다.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외곽 고속화도로를 달리는 동안 무쏘 가솔린의 연비는 7km/L 남짓이었다. 디젤은 같은 구간에서 11km/L를 기록했다. 참고로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무쏘 가솔린과 디젤의 예상 연간유류비(1만5000km 주행 기준)는 각각 310만원, 230만원 수준이다. 다만 디젤 대비 180만원 저렴한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초기 부담을 낮춘다.
무쏘 가솔린을 시승하며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던 ‘픽업=디젤’이라는 고정관념은 점점 더 흐려졌다. 출력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고,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 질감은 디젤이 채우지 못한 만족감을 안겼다.
무쏘 가솔린의 가치는 디젤보다 저렴한 선택지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일상과 레저를 함께할 동반자로는 가솔린 모델이 더 잘 어울리기 때문. 가솔린 엔진은 무쏘의 우주를 팽창시켰다. 이제 무쏘는 타협이 아닌 SUV 대안으로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