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값 내리는데 버거값은 오른다…원가 인하와 외식 가격의 엇갈린 행보

담합 수사·정부 압박에 제분·제당업계는 가격 인하 버거킹 등 외식 프랜차이즈는 원가 부담 이유로 인상 결정 원재료 하락에도 외식 물가 반영 어려운 구조적 한계 지적

2026-02-10     서영광 기자

[녹색경제신문 = 서영광 기자] 최근 정부 압박과 담합 수사 여파로 밀가루·설탕 가격이 잇따라 인하되고 있지만, 외식 프랜차이즈 가격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원재료 가격 하락이 소비자 체감 물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요인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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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은 오는 12일부터 대표 메뉴인 ‘와퍼’를 포함한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10일 밝혔다. 와퍼는 기존 7200원에서 7400원으로 200원 오르며, 와퍼 주니어 역시 4800원에서 5000원으로 인상된다. 프렌치프라이는 2200원에서 2300원으로 100원 오른다. 스낵·디저트 등 사이드 메뉴 전반도 100원 수준의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

버거킹 측은 “수입 비프 패티, 번류, 채소류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각종 외부 요인에 의한 원가 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며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상폭을 실질 원가인상분 이하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가격 인상은 최근 제분·제당업계 전반에서 나타난 원재료 가격 인하 흐름과 대비된다. 앞서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분 등 주요 업체들은 소비자용 밀가루와 설탕 가격을 평균 4~6%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국제 원맥·원당 가격 하락과 함께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담합 수사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문제는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국내 밀가루와 설탕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햄버거의 핵심 원재료는 빵보다도 수입산 쇠고기 패티, 치즈, 소스류, 물류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 비중이 크다. 특히 비프 패티와 치즈, 소스 원료 상당수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동과 글로벌 물류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여기에 임대료, 배달 수수료, 가맹점 운영비 부담도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밀가루 가격이 일부 내려가더라도 전체 원가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즉각적인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 어렵다”며 “반대로 인건비와 물류비는 한 번 오르면 쉽게 내려가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원재료 가격 인하가 곧바로 외식 가격으로 연결되기 어려운 외식업 특유의 구조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제분·제당업계처럼 단일 원자재 비중이 큰 산업과 달리, 외식 프랜차이즈는 인건비·임대료·물류비 등 다양한 비용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격 조정의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외식업주들 사이에서는 원가 부담이 여전히 누적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녹색경제신문>에 “밀가루나 설탕 가격이 일부 내려가더라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제한적”이라며 “인건비, 임대료, 배달 수수료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가격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원재료 가격 인하가 외식 물가 안정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한 원가 조정뿐 아니라 외식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함께 고려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