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잡아라”, 프랑스 출신 르노·푸조 ‘아빠차’ 시장 공략
르노 필랑트, 세련된 디자인으로 틈새 시장 공략 푸조 5008, 넉넉한 실내공간 앞세워 패밀리 SUV 정조준
[녹색경제신문 = 이현성 기자] 기아 쏘렌토 ‘천하’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브랜드의 준대형 SUV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중 프랑스 감성을 앞세운 르노 필랑트와 푸조 5008이 쏘렌토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보다 넉넉한 실내공간, 하이브리드로 챙긴 높은 연료효율을 앞세워 쏘렌토를 위협하고 있다.
쏘렌토가 속해 있는 준대형 SUV 시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신차 등록대수는 168만8007대였다. 이중 국산 준대형 SUV를 대표하는 쏘렌토·싼타페·그랑콜레오스의 등록대수는 20만대에 달했다. 국내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1대는 국산 준대형 SUV였던 셈이다.
쏘렌토는 ‘왕중왕’으로 꼽힌다. 지난해 10만대 판매를 넘어서며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쏘렌토의 인기는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쏘렌토의 판매 대수는 8388대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2위 스포티지와 격차는 2373대에 달했다.
올해 국내 준대형 SUV 시장 규모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새해 벽두부터 국내외 브랜드의 준대형 SUV 시장 공략이 잇따르고 있는 까닭이다. 1월 르노는 필랑트를 선보였고, 2월에는 푸조가 신형 5008과 함께 도전장을 던졌다. 두 차는 서로 다른 듯 같은 매력을 발산한다. 일단 바게트 냄새 풍기는 디자인으로 이전에 없던 경험을 제시한다.
필랑트 디자인은 전위 예술을 뜻하는 프랑스어 ‘아방가르드’로 설명 가능하다. 아방가르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하며 규범이나 현상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 특징인데, 전통적인 차체 형식에서 벗어나 세단과 SUV의 특성을 고루 담아낸 필랑트의 디자인 철학과 맞닿아 있다. 르노는 필랑트의 디자인이 ‘호불호’ 나뉠 수 있지만, 틈새 시장 공략에는 효과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5008은 정통 패밀리 SUV의 형태를 따르되 디테일에 프렌치 터치를 더해 감성을 챙겼다. 멀리서 보면 여느 SUV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몸매를 가지고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시선 잡아끄는 디자인 요소로 가득하다. 곡선으로 둥글린 차체 곳곳에 새긴 날카로운 선은 심심함을 달래고, 사자의 발톱 자국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한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푸조만의 개성을 살린다.
유럽 자동차는 국산차 대비 작은 차체 크기로 인한 좁은 실내공간이 불만이었다. 필랑트와 5008은 약점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먼저 덩치부터 쏘렌토와 어깨를 견준다. 쿠페형 디자인의 필랑트는 2열 시야가 조금 답답하긴 하지만, 쏘렌토보다 100mm 더 긴 차체 길이로 불만을 잠재웠다. 2열 무릎 공간은 320mm로 성인 남성이 타도 부족함이 없다.
5008은 쏘렌토보다 85mm 더 길쭉한 2900mm 휠베이스로 패밀리 SUV 수요를 정조준한다. 통상 준대형 SUV의 3열은 구색 갖추기에 가깝지만, 5008은 ‘7인승’이라는 수식 앞에 부끄럼이 없다. 적재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기본 용량은 348L, 3열을 접으면 926L, 2열까지 모두 접으면 2232L로 늘어난다. 참고로 쏘렌토의 트렁크 용량은 최대 2138L다.
파워트레인은 모두 시장 트렌드를 따라 하이브리드로 무장했다. 필랑트는 출력과 연료효율 모두 5008을 앞선다. 필랑트 1.5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의 시스템출력은 250마력으로 쏘렌토 보다도 15마력 더 높다. 공인 복합연비는 15.1km/L다. 5008은 직렬 3기통 1.2L 터보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구성으로 한다. 143마력에 불과한 시스템출력과 13.3km/L에 그치는 복합연비는 경쟁 차종 대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만 5008은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택한 덕분에 국산 준대형 SUV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가격표를 달 수 있었다. 5008의 가격은 4814만~5500만원, 필랑트는 4332만~5219만원이다. ‘가성비’는 3896만원부터 시작하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여전히 넘어서기 힘들지만, 남들과 다른 패밀리 SUV를 찾던 이들에게 필랑트와 5008은 반가운 선택지임에 틀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