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SMC 경쟁 구도 '테슬라 AI5' 생산 돌입…“2나노는 아냐”

AI6 하반기 양산 앞두고 AI5 샘플·초기 물량 준비 AI5, 2나노 이상의 AI4 대비 미세화 공정으로 예상

2026-02-09     문슬예 기자
삼성전자

[녹색경제신문 = 문슬예 기자]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AI5'에 2나노 공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파운드리의 '벌크업' 시발점으로 기대를 모은 AI5·AI6 '2나노 동시 적용설'은 현장 시나리오와 거리가 있다는 전언이다. 2나노 공정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테슬라 AI 칩은 AI6가 될 전망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각 세대별 테슬라 AI 칩의 단계적인 생산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AI4가 양산 중인 가운데, AI5는 설계 마무리 단계를 거쳐 샘플 생산을 앞두고 있고 AI6는 올해 하반기에 샘플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하반기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 ‘AI6’ 양산에 앞서 전 세대인 ‘AI5’ 칩의 샘플 생산 또는 초기 물량 투입을 준비 중이다. 다만 AI5에는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최선단 2나노 공정이 적용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사정에 밝은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AI6에 앞서 AI5와 관련한 양산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 “AI6를 하반기 양산 목표로 잡은 만큼, 그 이전 세대인 AI5 역시 준비를 병행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AI5는 AI6와 같은 2나노 공정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며 “현재는 전 세대 제품인 AI4 양산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AI5에 2나노 공정이 적용됐다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이 대형 고객 물량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양산 '벌크업'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테슬라처럼 상징성이 큰 고객사에 최선단 공정이 적용됐다는 사실은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 구도에서 유의미한 분기점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AI5에 최선단 2나노 공정이 아닌, AI4(4~7나노) 대비 미세화된 선단 공정이 적용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테슬라 AI5칩의 구체적인 공정 노드와 관련해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X(구 트위터)를 통해 AI5 관련 개발 진행 상황을 밝혔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17일 “AI5는 테슬라의 존립(existential)이 걸린 과제로, 수개월간 매주 토요일마다 직접 개발에 관여했다”며 “AI5 칩 설계가 거의 끝났고 AI6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AI5는 올해 샘플과 소량의 초기 물량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테슬라 생산 라인을 전환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기까지는 2027년 중반 이후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에 따르면 AI5 역시 AI6를 제조할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 팹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AI5가 2027년 중반 본격적인 대량 양산 단계에 진입하고, AI6는 그로부터 약 1년 뒤인 2028년 중반 본격적인 양산이 이뤄질 것이라는 구상이다. 머스크는 AI5 이후 AI6, AI7 등 차세대 칩을 약 9개월 주기의 개발 사이클로 이어간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달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테슬라 AI6칩과 관련한 파운드리 사업 진행 현황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2나노 2세대 공정은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수율과 성능 목표를 달성하며 개발이 순항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들과 전력·성능·면적(PPA) 평가와 테스트 칩 개발 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텍사스 테일러 팹 역시 올해 적기 가동을 목표로 구축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언급한 ‘하반기 양산’이 초기 고객사 제품 샘플이나 테스트 칩 등 제한적인 물량 생산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로부터 약 165억 달러(한화 약 22조원) 규모의 AI6 칩 위탁 생산 계약을 수주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후 테슬라의 지난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머스크 CEO가 “AI5는 삼성과 TSMC가 함께 만들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삼성전자가 AI6뿐 아니라 AI5 생산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 

AI5의 삼성전자와 TSMC 복수 파운드리 생산과 관련해 머스크 CEO는 “설계를 실제 물리적 형태로 구현하는 방식의 차이로 인해 TSMC와 삼성에서 각각 약간씩 다른 버전의 AI5 칩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다만 AI 소프트웨어는 동일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