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역대급 실적에도 행장은 본점 문턱 2주째 못 넘어..."300조 프로젝트 출발부터 삐걱"

- 2조7189억 역대급 실적 발표...중기대출 261조로 시장점유율 24.4% - 행장 취임 2주째 본점 출근 불가...780억 체불 주장에 갈등 장기화 - 300조 공급 프로젝트 발표에도 리더십 공백에 초기 추진력 상실 우려

2026-02-06     나아영 기자
IBK기업은행.

[녹색경제신문 = 나아영 기자]  IBK기업은행이 2조7189억원 역대 최대 순이익과 총자산 500조원 돌파를 발표했으나 장민영 행장 취임 2주째 노조 출근 저지가 이어지며 조직 안정 실패로 300조원 공급 계획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전날 실적을 발표하고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2조718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별도 기준 순이익은 2조3858억원으로 1.7% 감소했지만 자회사 실적 개선에 힘입어 그룹 전체로는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와 함께 유망 혁신기업 투자 확대와 환율 안정 효과로 비이자이익을 늘리며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14조7000억원 순증한 261조9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 24.4%를 달성하며 은행권 최초로 총자산 500조원을 돌파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28%로 전년 말 대비 6bp 하락하며 자산 건전성도 개선됐다.

다만 이러한 실적 호조 속에서도 은행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장민영 행장은 노조 출근 저지로 현재까지 본점에 출근하지 못한 채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취임 직후 단행한 정기 인사가 노조 반발을 키웠고,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총액인건비제 개선 대안이 나올 때까지 출근 저지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2020년 윤종원 전 행장 당시에는 인사 문제가 쟁점이었지만 이번에는 제도 개선 요구가 핵심이라는 점에서 갈등 양상이 다르다.

이 같은 갈등이 장기화된 배경에는 총액인건비제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이 제도는 2007년 도입돼 공공기관의 연간 인건비 총액 상한을 정하는 구조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 제도로 인해 시간 외 근무 수당을 보상 휴가로 전환하면서 미사용 휴가가 누적돼 직원 1인당 600만원, 전체 780억원 규모의 임금이 체불됐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총액인건비제 개선을 지시했지만,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단기간 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면서 갈등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은행의 중장기 전략 추진과 중소기업 금융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기대출 잔액 261조9000억원으로 시장점유율 24.4%를 차지하며 국내 중소기업 금융의 4분의1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번 실적 발표와 함께 2030년까지 첨단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300조원을 공급하는 'IBK형 생산적금융 30-300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행장 부재로 주요 의사결정이 지연될 경우 신규 대출 승인과 정책금융 집행은 물론 프로젝트 추진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성공은 최고경영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조직 결속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 상황이 계속되면 초기 추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