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Tracking] 씨젠, 멀티플렉스 기술 앞세워 리레이팅 가속...'코로나 없이도 충분해'
HPV 등 비코로나 매출 연평균 성장률 31.4% '캐시카우' 멀티플렉스 기술로 글로벌 분자진단 플랫폼 도약 가시화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특수를 맞았던 진단기업 씨젠이 자궁경부암(HPV) 등 비코로나19(Non-COVID) 부문 진단시약의 매출 비중을 높이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단일 검사로 20여 종 병원균을 동시에 찾아내는 '멀티플렉스' 기술을 비코로나 부문으로 전환 적용한 결과다. 엔데믹 이후 조정됐던 주가가 잠정 실적 발표를 앞두고 리레이팅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젠 주가는 연초 기준 약 13.7% 증가한 2만8000원에 출발했다. 지난달 21일 2만3700원이었던 주가는 비코로나 진단 제품 매출의 호조 소식이 퍼지면서 3일만에 약 4.5% 오른 2만8600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폭은 1분기 실적 기대감과 사업 다변화 효과가 반영됐던 지난해 4월 말에서 5월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5월 이후 주가는 52주 신고가인 3만6650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시장은 HPV 진단시약 부문의 선전 등 체질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HPV 시약 매출은 검사 수요 확대와 더불어 전년 동기 대비 30.2% 증가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씨젠 관계자는 "HPV 진단은 특정 번호의 바이러스 식별이 관건"이라며 "씨젠 HPV 시약은 암 발생 위험이 높은 HPV 16, 18번 외에도 수십 종의 바이러스 타입을 한 번의 검진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HPV 시약 매출이 약진하게 된 배경에는 한 번의 검사로 20여 종의 병원군을 동시에 찾아내는 '멀티플렉스' 기술이 있다. 국가 단위의 대규모 스크리닝을 하는 HPV와 짧은 기간 진단 수요가 폭증했던 코로나19 등 대량 검사를 하는 질환 감별에 씨젠 기술이 유용하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대량 검사는 검체 추출부터 결과 분석까지 이어지는 '자동화 시스템(AIOS, All-in-One System)'을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AIOS는 핵산 추출부터 결과 분석 등 전 과정을 자동화해 검사 인력과 장비 유지 비용을 최소화했다. 씨젠은 2021년 7월 미국 임상화학회(AACC)에서 AIOS를 처음 공개한 후 2022년 상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본격 출시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자동화 시스템 'CURECA' 개발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씨젠 측은 "멀티플렉스 기술은 비코로나 시약 매출 비중을 85%까지 끌어올렸다"며 "한 번 설치되면 씨젠 시약만 사용해야 하는 특성상 기기 보급은 곧 고마진 시약 매출 확보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장비사업은 원가가 높고 경쟁이 치열해 마진이 낮지만, 보급한 장비에 시약 판매를 연동하면 마진이 높아져 이익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코로나 매출의 2020~2024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1.4%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 2022년 1965억원을 기록했던 씨젠의 영업이익은 2023년 -300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후 2024년 -165억원으로 손실폭이 약 50% 줄어들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2.8% 증가한 9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씨젠의 주주환원책에 대한 시장 의견은 엇갈린다. 분기 배당 제도를 도입해 실적과 상관없이 일정 수익을 환원해 왔지만, 보유 중인 자사주는 아직 소각으로 이어지지 않은 채 곳간에 쌓인 상태다.
공시에 따르면 씨젠은 지난해 12월 15일 기준 전체 발행주식 수의 11.7%에 해당하는 611만 1383주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시장에서 주가 관리 의지가 높다고 보는 보유 비율은 3~5%다. 상대적으로 자사주 비중이 높다는 평가다.
씨젠 관계자는 주주환원책에 대해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전략적 활용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다"며 "당사가 취득한 자사주는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