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매수 사이드카 오간 '오천피' 시대…변동성은 '조정'인가 '경고'인가
5000선 돌파 이후 매도·매수 사이드카 단기간 연이어 발동 차익실현·정책 변수 겹치며 변동성 체감 확대 증권가 "강세장 내 조정…종료 신호는 아직" 다만 레버리지 확대 국면, 투자 전략 점검 필요성 부각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돌파한 이후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되며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교체 등 정책 변수가 겹치며 지수는 하루 만에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이를 두고 강세장 훼손 신호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와 함께, 변동성 국면에서의 투자 전략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하루 만에 매도→매수 사이드카…변동성 확대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1시 8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36%(72.06포인트) 오른 5360.14를 기록 중이다. 장중 사상 처음으로 5360선을 돌파하며 올해 누적 상승률은 약 27%에 달했다.
다만 5000선 돌파 이후 지수 변동성은 뚜렷하게 확대된 모습이다. 지난 2일 코스피는 5% 넘게 급락하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다음 거래일에는 6%대 급등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다시 작동했다. 하루 만에 매도와 매수 사이드카가 연이어 발동된 셈이다.
코스닥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불과 일주일 전인 1월 26일 코스닥 시장에서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들어 약 24% 상승했다.
증권가는 최근 변동성의 배경으로 단기간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와 대외 정책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월 증시의 주요 변수로 차기 미국 연준 의장 지명 가능성이 거론되는 케빈 워시(Kevin Warsh) 전 연준 이사의 정책 성향을 지목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통화정책 성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온 인물로, 향후 유동성 축소와 연결될 경우 과열된 자산 가격의 방향성을 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에서 짧은 기간 내 사이드카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시장 변동성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변동성 확대됐지만, 강세장 종료 신호로 보긴 이르다”
최근의 조정을 강세장 흐름이 꺾인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2026년 1월 코스피가 이례적인 주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 시점에, 연준 의장 교체 이슈가 변동성의 빌미로 작용했다”며 “강세장의 종료는 실제 기준금리 인상이나 신용 위험 확산, 주도 업종의 이익·수익성 사이클 정점 통과 국면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 이런 징후는 뚜렷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최근 변동성을 방향성 전환 신호로 해석하기보다는, 정보와 불확실성이 가격에 반영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간 급등 이후 차익 실현 욕구가 누적된 상황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특히 급락 국면은 불안 심리와 리스크 축소 목적의 방어적 운용이 반영된 결과였고, 이후 반등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조정에 대한 되돌림 성격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반도체와 증권 등 실적 가시성이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에 다양한 정책 변수와 거시 환경 변화가 빠르게 가격에 반영되고 있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해서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다만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는 투자 전략 점검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변동성이 확대될수록 레버리지 활용에 따른 위험 역시 커진다”며 “과도한 차입이나 단기 추격 매수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