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SWOT] 카나프테라퓨틱스, '조기 LO'로 현금 확보…지배력 희석은 리스크
낮은 지배력 메운 외부 우군…파트너사와 3년 시한부 동행 광속 예심 통과에도 지분 17%…오버행, M&A 파고 과제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기업공개(IPO)를 진행 중인 바이오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수요예측이 23일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이 3월 5~6일로 밀렸다. 각각 4일, 19일로 예정됐던 일정이 금융감독원 요청에 따른 기재 정정 등의 이유로 지연돼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결과다.
조기 기술이전에 따른 현금 확보와 높은 기술력은 장점이지만, 오랜 기간 흑자를 내온 전통 제약사 기준으로 피어그룹을 선정하거나 향후 매출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은 기업가치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인간 유전체 분석 기술과 단백질 공학 기술을 결합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면역 종양 등 복합 질환 영역으로 확장된 차세대 분석 전략으로 질병 특이적 시그니처를 발굴한다.
◇Strength: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줄었다
기존 기업이 '전장 유전체 연관성 연구(GWAS)'만으로 단일 질환과의 연관성 규명에 집중한다면, 카나프테라퓨틱스는 '표현형 연관성 연구(PheWAS)' 데이터를 추가해 약물의 효능뿐만 아니라 잠재적 부작용까지 사전에 예측해 정교하고 안전한 신약 개발 전략을 짤 수 있다.
타깃 특성에 맞춰 이중항체, 저분자 화합물,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모달리티를 매칭해 파이프라인을 전개한다. 이중항체 부문에서는 동아ST와, 합성신약 부문에서는 오스코텍·유한양행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ADC 부문에서는 GC녹십자와 협력하고 있다.
총 7개 파이프라인 중 대부분을 국내 제약사들에게 기술이전했다. 이 중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인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KNP-301'은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 축적된 데이터로 신약개발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성공률과 예측 불가능한 부작용을 통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임상 성공률을 높이고 독성이나 부작용은 줄이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다.
동아ST와 공동 개발 중인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KNP-101'는 기존 면역항암제 한계인 낮은 반응률과 전신 독성 문제를 해결했다. 오스코텍으로 기술이전된 합성신약 면역항암제 'KNP-502'는 종양 악성화와 관련 있는 'EP2'와 'EP4'만 표적으로 해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했다. 지난해 8월 2개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A, BBB 등급을 각각 받게 된 배경이다.
◇Weakness: '영업손실' 탈출 타임라인 주시
전체 계약규모 중 96% 이상이 임상 후기 단계에 몰려 있는 점은 체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가 체결한 5건의 기술이전·공동개발 계약의 총 규모는 약 7748억원이다. 이미 받은 계약금, 마일스톤을 제외하면 나머지 예상 매출은 대부분 임상 2상, 3상, 허가 등 미래의 임상 달성 결과에 묶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상 2상 이후의 상업화 단계에 고액 마일스톤이 집중돼 파트너사 의사결정에 수익이 종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트너사가 전략적 판단에 따라 개발을 중단하면 잔여 마일스톤을 수령할 수 없게 된다. 최종 임상 진행과 상업화 권한이 파트너사에 있는 많은 공동개발 과제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카나프테라퓨틱스는 2028년 추정 매출을 545억원으로 제출했다가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구를 받은 후 437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Opportunity: 조기 기술이전에 따른 계약으로 '초기 검증' 완료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신약 개발의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 '조기 기술이전'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약개발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최종시판까지 10년 이상의 기간,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하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시간과 비용을 전부 투입하지 않고, 가장 자신 있는 구간인 비임상 단계부터 초기 임상 단계에 해당하는 부분에 집중한 뒤 다음 주자에게 바톤을 넘기는 방식을 택했다.
조기 기술이전을 통해 매출 없는 바이오 기업의 막대한 R&D 비용을 감당할 수 있고, 여러 과제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특정 후보물질이 실패해도 회사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2월에는 GC녹십자와 ADC 신약 'KNP-701'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계약 체결로 가결산 기준 약 36억 20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한 것도 조기 기술이전의 결과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유한양행 외에도 GC녹십자,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유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직접 지분투자를 하거나 공동 연구를 제안할 만큼 기술에 대한 '초기 검증'은 끝났다는 입장이다.
◇Threat: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에 따른 경영권 불안
카나프테라퓨틱스는 공모가를 책정할 때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 등 3개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해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업손실 약 45억원, 누적결손금 1205억원을 기록한 적자 기업이 이미 매출을 내고 있는 전통 제약사를 피어그룹으로 선정한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당국은 바이오기업 등 실적 없는 기술특례상장기업이 다른 체급의 대형 제약사를 비교군으로 삼는 데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의 피어그룹은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대표주관사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초기 신약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하면서 조기 기술이전을 주요 사업 모델로 하는 국내 바이오텍 기업은 제한적"이라며 "이에 따라 비교기업 선정 시 업종유사성, 재무유사성, 사업유사성 등을 고려해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 등 신약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연구개발을 병행하는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장 후 이병철 대표 등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17.16%까지 낮아지는 등 희석 우려도 존재한다. 특수관계자를 제외한 이 대표 개인의 공모 후 지분율은 12.11% 수준이다. 상장 기업의 경영권 안정을 위해 권장되는 지분율은 20~30% 수준이다. 과도하게 낮은 경영권은 적대적 인수합병 시 경영 불안정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카나프테라퓨틱스는 이런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녹십자, 동아ST 등 핵심 파트너사와 향후 3년간 공동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했다는 입장이다. 공동행사 약정을 포함한 전체 지분율은 공모 후 기준 26.7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