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안 쓰는데 친환경 보조금”…한강버스 하이브리드선, 보조금 회수 대상 되나

전기 운항 없이 디젤 중심 운항…실제 운항 실태 첫 확인 예비인증 상태서 보조금 집행…사후 관리 공백 우려 충전 인프라는 구축…활용 실효성 논란 보조금 환수 가능성…책임 주체 불명확 ‘친환경’ 명분과 현장 운용 괴리

2026-02-04     한순구 기자
[사진=한강버스][출처=한강버스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서울시가 도입한 한강버스 하이브리드·전기추진 선박이 실제로는 전기 충전 없이 디젤 발전기 위주로 운항되고 있다는 사실이 취재 결과 처음 확인됐다. 정부 보조금 지급 요건에는 ‘전기 추진 비율 30% 이상’이 포함돼 있는 만큼, 해당 요건 미충족 시 수십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친환경 선박 보조금이 환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 운항 없이 디젤 중심 운항…실제 운항 실태 첫 확인

본지 취재 결과, 한강버스 하이브리드 선박 일부는 전기 충전을 병행하지 않은 채 디젤 발전기 중심으로 운항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친환경 선박 인증과 국고 보조금이 ‘전기 병행 운항’을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 취지와 실제 운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운항 로그는 해양수산부 보조금 심사 절차에 따라 운영사가 제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는 별도로 해당 자료를 보고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보조금 심사 기준에는 실제 전기 추진 비율이 핵심 항목으로 포함돼 있다. 전기 추진 비율 30% 이상 운항 여부가 평가 대상이며, 이를 입증하기 위해 충전 이력, 운항 기록, 발전기 사용 내역 등이 제출 대상에 포함된다.

 

예비인증 상태서 보조금 집행…사후 관리 공백 우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강버스 1~4호선은 친환경 선박 보조금을 지급받을 당시 ‘예비인증’ 상태였다. 이후 2026년 1월 2일 본인증을 취득했다.

예비인증은 설계·사양 기준 중심의 평가로 실제 운항 성능 검증은 제한적이다. 본인증 이후에도 인증 유효기간(5년) 동안 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이 중간 점검을 맡지만, 해수부는 “운항 데이터를 직접 상시 관리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예비인증 단계에서 보조금을 먼저 집행하고 이후 실제 운항이 친환경 기준에 못 미쳐도 관리 체계가 느슨하면 제도 취지가 무력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충전 인프라는 구축…활용 실효성 논란

서울시에 따르면 한강버스 선박용 충전 설비는 마곡과 잠실에 각각 1곳씩 설치돼 있으며 현재 사용 가능한 상태다. 그러나 전기 추진 선박 상당수가 고장 또는 운항 제한 상태에 놓여 있고, 하이브리드 선박 역시 디젤 중심 운항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충전 인프라 활용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환경 정책 전문가들은 “충전 인프라와 선박 도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실제 전기 운항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친환경 정책 효과는 사실상 사라진다”고 지적한다.

 

보조금 환수 가능성…책임 주체 불명확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운항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환수 조치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서울시는 “운항 방식의 직접 책임은 운영사에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운영 측은 “사업 구조와 정책 설계는 서울시가 주도했다”는 입장을 보여 책임 주체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국회 관계자는 “국민 세금이 투입된 친환경 선박 사업에서 실제 운항 실태 관리가 부실했다면 행정 책임을 따져야 한다”며 “보조금 집행 과정과 운항 데이터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환경’ 명분과 현장 운용 괴리

한강버스 친환경 선박 사업은 탄소 감축과 도심 대기질 개선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전기 충전 없이 디젤 중심 운항이 이어지고 있다면 정책 취지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해양 분야 전문가는 “친환경 선박 정책은 선박 도입보다 실제 운항 행태가 핵심”이라며 “운항 데이터 공개와 상시 검증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유사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