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 임상조작 수사·규제 리스크 깜깜이 공시 '도마 위'
임상조작 진행 불구 공시 미이행 자본시장법 제 162조 정면 위반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임상시험 자료 조작 의혹으로 수사가 진행 중이던 피씨엘이 핵심 제품과 관련된 규제·형사 리스크를 분기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씨엘은 지난해 11월 14일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투자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제품 관련 규제·형사 리스크를 '우발부채 등에 관한 사항' 항목이나 '작성기준일 이후 발생한 주요사항 등 기타사항' 항목에 별도로 적시하지 않았다.
앞서 2024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서울 강서구갑)은 피씨엘의 타액 기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임상시험이 허위로 진행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수사가 진행됐고, 지난해 11월 서울지방경찰청은 해당 임상시험 자료 조작 혐의를 인정해 수사 결과를 식약처에 통보했다.
이 같은 수사·규제 절차는 분기보고서 작성기준일 이전에 이미 진행 중이었지만, 피씨엘은 관련 내용을 분기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았다.
회사는 같은 보고서에서 진행 중인 민사소송 4건에 대해서는 소송 금액과 진행 상황을 '우발부채 등에 관한 사항' 항목에 구체적으로 기재했다. 반면 핵심 제품과 직결된 임상시험 조작 의혹, 이에 따른 규제 리스크 및 형사 수사 진행 사실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이 없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12월 24일 “임상시험 결과값을 조작해 허가를 받았다”며 피씨엘의 타액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제조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해당 처분은 분기보고서 공시 이후 확정됐지만, 그 이전부터 관련 수사와 규제 리스크는 이미 가시화된 상태였다는 점에서 공시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제162조(거짓의 기재 등에 의한 배상책임)는 분기보고서 등에 중요사항이 기재되지 않아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법인과 대표이사 등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임의 영역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준섭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자본시장법 교수는 3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품목허가 취소나 중대한 규제 처분이 공시 의무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안이 회사의 핵심 사업과 존속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며 “핵심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수록 공시 여부에 대한 판단은 더욱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본지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피씨엘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홍보·IR 담당자 등을 상대로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