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CEO 사법 리스크 해소에 실적 순항까지...'함영주 2기' 추후 행보는?
대법원, 함 회장 채용비리 혐의 사건 무죄 취지 파기환송...사법 리스크 사실상 종결 특별한 변수 없다면 함 회장 임기 완주 확실해져...2028년 3월까지 하나금융, 연간 순익 사상 첫 4조원 돌파...전년比 7.1% 증가한 4조29억원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실적 순항으로 함영주 2기 안정성↑...역점 사업 동력↑ 함 회장, 컨콜에 이례적으로 등장..."그룹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남은 소임 다할 것"
[녹색경제신문 = 이준성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튼튼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고경영자(CEO)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된 가운데 실적 성장세 또한 다시 한번 이어지면서 경영 안정성이 한층 상승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비은행 강화 등 '함영주 2기' 체제의 역점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녹색경제신문>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대법원은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 중 업무방해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환송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상고가 기각돼 유죄(벌금형)가 확정됐다.
앞서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시절이던 2015년 신입사원 공채 당시 인사 담당자에게 특정인의 자녀와 관련해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말한 혐의(업무 방해)와 2015·2016년 공채에서 남성 위주의 선발을 지시해 여성을 차별한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로 2018년 기소된 바 있다. 함 회장은 2022년 3월 1심에서는 전부 무죄를 받았으며, 이듬해 2심에서는 일부 유죄가 인정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을 뒤집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함 회장은 8년 가까이 따라다니던 사법 리스크를 사실상 털어내게 됐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형이나 집행유예가 확정됐을 경우에만 임원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함 회장의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혐의는 유죄가 확정됐지만 벌금형에 그쳐 회장직 유지에 법적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업무방해 혐의 역시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판단이 이뤄지지만,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최종적으로 무죄가 선고되거나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함 회장은 2028년 3월까지로 예정된 두 번째 임기를 무난히 완주할 전망이다. 이번 판결로 함영주 2기 체제가 보다 굳건해졌다는 분석이 뒤따르는 이유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전담조직)를 가동한 상황에서 함 회장이 물러나게 된다면 하나금융으로서는 당국이 주도하는 지배구조 개편의 '시범케이스'가 될 수도 있었다"며 "하지만 함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혼란 없이 경쟁력 강화 등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실적 성장세 역시 견고하게 이어가면서 더욱 강력하게 경쟁력 강화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함영주 2기 체제가 시작된 지난해 실적이 저조했을 경우 함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 전반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었으나, '기세'가 꺼지지 않은 만큼 경영 동력과 안정성 등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2023년부터 매년 증가 중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4조29억원으로 전년 대비 7.1% 늘었다. 이로써 하나금융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동시에 처음으로 '4조 클럽'에 입성하게 됐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기조 속에서도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시장 변동성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것이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등 경영 환경이 비우호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의 실적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는 비이자이익(2조2133억원·14.9%↑)이 수수료이익 등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하나금융이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탄탄한 실적 성장세 등을 바탕으로 함영주 2기 체제의 주요 사업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 대응을 위해 BNK금융·iM금융(옛 DGB금융)·제일은행·OK저축은행 등과 함께 금융권에서 가장 먼저 컨소시엄을 출범하고, 비은행 강화를 목적으로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드는 등 핵심 역점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아울러 그룹 차원의 인공지능(AI) 전환과 인천 청라국제도시로의 본사 이전 등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2025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 직접 나선 함 행장의 행보도 그룹의 경영 안정성과 역점 사업 추진 의지 등을 대내외에 분명하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로 해석된다. 함 회장이 컨퍼런스콜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22년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 함 회장의 컨퍼런스콜 등장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놓은 배경이다.
이날 함 회장은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은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근본적 변화"라며 "변화 속에서 새로운 룰을 만들고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펀더멘털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며 "디지털 금융으로의 대전환이 진행되는 지금, 하나금융이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는 내부 역량과 기술력을 갖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저의 남은 소임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