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IPO부문 외형·내실 동시 성장...‘테크·바이오’ 전문 하우스 도약
테라뷰·나라스페이스 등 기술특례 포함 13곳 상장 주관 단일 대어 의존 탈피…중형·기술기업 중심 외형 확대 기술성 평가·밸류에이션 역량으로 에쿼티 스토리 완성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삼성증권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테크·바이오 전문 하우스’로서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29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IPO 주관 실적 기준 업계 4위(4901억원)를 기록했다. 데이원컴퍼니를 시작으로 서울보증보험, 더핑크퐁컴퍼니, 테라뷰, 나라스페이스, 알지노믹스, 리브스메드, 세미파이브 등 총 13건의 트랙레코드를 쌓았으며, 중형급 딜과 기술특례상장을 고르게 수행했다.
전통적 강자로 꼽혀온 한국투자증권이 주춤한 사이 삼성증권은 안정적인 딜 수행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단일 초대형 IPO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형급 기업과 기술특례상장을 고르게 수행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도 실적 안정성을 확보하며 단기 성과보다는 구조적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다.
삼성증권의 약진은 질적성장 측면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영국 기반 테크 기업 테라뷰(Teraview)와 우주항공 스타트업 나라스페이스 등 난이도가 높은 딜로 분류되던 기업들의 상장을 잇달아 성공시켰다. 이들 기업은 단기 실적보다는 미래 성장성과 기술력이 핵심인 곳들로, 주관사의 기술성 평가와 밸류에이션 산정 역량이 상장 성패를 가르는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해당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정교한 ‘에쿼티 스토리(Equity Story)’를 제시한 점을 경쟁력으로 꼽고있다. 바이오·딥테크 기업의 경우 실적 예측이 어렵고 기술 검증 난도가 높아, 주관사의 전문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와 딥테크 기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기술 검증과 성장성 평가가 핵심인 만큼 주관사의 역량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며 “삼성증권은 수년 전부터 바이오·헬스케어, IT 섹터 전문 인력을 확충해 왔고, 그 결과가 지난해 나라스페이스 등 기술특례상장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기술특례상장 전담 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리서치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산업 분석의 깊이를 더해 왔다. 이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의 고평가 논란을 최소화하고, 상장 이후 주가 흐름까지 고려한 합리적인 가격 전략 수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올해도 삼성증권은 이미 확보한 딜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로봇, 2차전지 소재 등 혁신 산업 분야 유망 기업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자산관리(WM) 부문과의 시너지도 강점으로 꼽힌다. 고액 자산가 고객 기반을 활용해 비상장 주식 투자와 IPO 주관을 연계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조기 기업설명회(NDR)를 통해 투자자 관심도를 선제적으로 점검하며 IPO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리서치와 세일즈 조직 간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기존 테크·바이오·금융 섹터를 넘어 컨슈머 섹터까지 IPO 커버리지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6년 공모주 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전반에서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코스닥은 AI·반도체·우주항공 중심의 우량 혁신기업 IPO가 이어지고, 코스피에서는 케이뱅크·비나우·무신사 등 대형 IPO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자 신뢰 회복과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완화를 통해 대형 및 계열사 IPO에 대한 시장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증권 역시 AI·반도체·우주항공 등 우량 혁신기업의 신속한 상장을 추진하는 한편, 유니콘 기업의 코스피 이전 상장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