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證, 지난해 IPO '빅4' 이탈...상반기 분위기 반전 가능성은?
지난해 대표주관액 1976억으로 순위 하락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IB전략본부 신설 올해 상반기 무신사 등 중소형 딜 다수 확보...분위기 반전 기대
[녹색경제신문 = 나희재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상위권 하우스로 평가받던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존재감이 약화됐다. KB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과 함께 이른바 ‘빅4’로 분류돼 왔지만, 지난해 대표주관 실적이 8위에 그치며 위상이 흔들렸다는 평가다. 다만 올해 초 무신사를 비롯해 대형 딜 주관을 잇달아 맡으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녹색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IPO 대표주관 실적(스팩·재상장·코넥스 제외)은 1976억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대형 딜을 통해 6181억원을 기록하며 리그테이블 선두권에 올랐던 것과는 대조적인 성적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4년 삼현을 시작으로 디앤디파마텍, 코칩, 시프트업, 더본코리아, 엠오티 등 총 16곳의 기업 상장을 주관하며 6069억원의 대표주관액을 기록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오름테라퓨틱, 더즌, 이뮨온시아, 프로티나 등 8곳의 상장 주관에 그치며 실적이 크게 줄었다.
반면 경쟁사들은 대형 딜을 중심으로 실적을 빠르게 확대했다. KB증권은 지난해 8495억원의 인수실적을 기록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특히 LGCNS 단일 딜에서만 2639억원의 대표주관 실적을 쌓았고, 대한조선·명인제약 등 총 13곳의 상장을 주관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서울보증보험을 비롯해 리브스메드, 더핑크퐁컴퍼니 등 총 18건의 IPO를 주관하며 6796억원의 인수금액으로 2위를 차지했다. NH투자증권 역시 대한조선, 씨케이솔루션 등을 포함해 14곳, 5659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의 부진을 단순한 시장 경쟁력 약화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지난해 회사가 IPO 전담 인력을 일부 축소하고 기업 커버리지(RM) 조직으로 재배치하는 등 내부 전략 방향을 조정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이는 단기적인 주관 실적 확대보다는 중장기 고객 기반 강화와 딜 파이프라인 확보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이와 더불어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일부 대형 딜의 상장 철회가 트랙레코드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규 딜 발굴 속도가 둔화된 데다 예정됐던 대어급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서 실적 공백이 더욱 부각됐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IB그룹장에 김광옥 부사장을 선임하며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김 부사장은 과거 회사의 IB 경쟁력이 강화되던 시기를 이끌었던 인물로, 내부 사정과 시장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IPO를 포함한 주식자본시장(ECM) 전반에서 보다 적극적인 영업 전략이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부터는 IB전략본부를 신설하며 IB그룹 내 인력 재배치를 진행했다"면서 "수동적으로 시장의 제안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선제 영업을 강화하고 기업 커버리지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전망은 비교적 밝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대어급 딜의 주관사 지위를 확보하며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대표적인 기대주로는 패션 플랫폼 유니콘 무신사와 로봇 산업 대장주로 꼽히는 HD현대로보틱스가 거론된다.
이와 함께 중소형 딜도 다수 확보했다. 올해 2월 바이오 기업 카나프테라퓨틱스의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리센스메디컬, 아이엠바이오로직스 등이 1분기 중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 이슈로 인해 IPO 주관 건수가 그리 많지 않았으나,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면서 "발행어음 및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로서의 풍부한 자본 경쟁력을 바탕으로 IPO는 물론 Pre-IPO(상장 전 지분투자), 기업대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모든 딜에 축적된 역량을 보유한 전문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혁신기술 대표기업인 카나프테라퓨틱스, 리센스메디컬, 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 K-컬처 대표기업인 에스팀의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며 무신사 등 유가증권시장 밸류업이 기여할 수 있는 메가딜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