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질타 뒤 ‘반값 생리대’…유한킴벌리, 순이익 1,596억원·배당금 1,600억원 챙겼다
대통령 한마디 뒤 나온 ‘반값 카드’ 매출 감소에도 이익 구조는 유지 순이익과 맞먹는 배당…이익 배분 구조 논란 현금 여력도 충분…유동성 압박은 크지 않아 ‘유통 확대’도 정책 발언 이후 본격화 국세청·공정위 동시 압박…시장 구조 점검 본격화 ‘이벤트성 인하’ 넘어 구조 개선 요구
[녹색경제신문 = 한순구 기자]
대통령 한마디 뒤 나온 ‘반값 카드’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생리대 가격이 과도하다”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직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유한킴벌리가 중저가 제품 확대와 이른바 ‘반값 생리대’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 최고 책임자의 발언 이후 곧바로 기업 대응이 이어지면서, 가격 정책 변화가 시장 자율이 아닌 정책 압박에 의해 촉발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순이익과 맞먹는 배당…이익 배분 구조 논란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배당금으로 1600억원을 지급했다. 연간 순이익 규모와 거의 같은 금액이다. 최대주주인 미국 킴벌리클라크가 70%, 유한양행이 30%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배당 수익의 상당 부분이 해외 본사와 대주주로 귀속된다.
가격 인하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회사 측 설명과 달리, 이익 배분 구조에서는 적극적인 현금 환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당국과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현금 여력도 충분…유동성 압박은 크지 않아
재무 구조를 보면 단기 유동성 부담도 크지 않다. 회사의 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40억2120만원으로 집계됐다. 설비 투자와 배당 지급을 병행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현금 보유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가 상승과 물류비 부담을 이유로 가격 인상 필요성을 강조해왔지만, 재무 지표만 놓고 보면 구조적 위기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유통 확대’도 정책 발언 이후 본격화
유한킴벌리는 대통령 발언 이후 중저가 라인의 유통 채널 확대와 온라인·오프라인 공급 강화 방침을 동시에 내놨다. 그러나 해당 제품들은 그동안 일부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돼 왔고, 대형마트·편의점 진열대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구성돼 있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책 당국 안팎에서는 “가격 인하보다 먼저 접근성을 제한해 온 유통 전략부터 문제”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세청·공정위 동시 압박…시장 구조 점검 본격화
국세청은 유한킴벌리와 LG유니참 등 주요 생리대 업체를 포함해 생활물가 폭리·탈세 의혹 기업 17곳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생리대 제조·유통 과정의 가격 구조와 마진 체계를 점검 중이다.
정부는 생리대를 단순 소비재가 아닌 ‘필수 보건 위생재’로 분류해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무상 공급 확대, 공공 조달 물량 확대, 위탁 생산 체계 도입 등이 정책 옵션으로 거론된다.
‘이벤트성 인하’ 넘어 구조 개선 요구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단기 가격 인하 이벤트로 끝낼 경우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가 공개 확대, 유통 마진 투명화, 과점 구조 완화 없이는 소비자 체감 가격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책의 목표는 특정 기업 압박이 아니라 필수 생필품 가격 구조의 정상화”라며 “이번 세무조사와 정부 개입이 시장 구조 개편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