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의 '천스닥 시대'…외인·기관은 상승주 vs 개인은 '저가매수' 베팅

외국인·기관, 상승 추세 확인된 종목에 매수 집중 개인, 낙폭 과대 종목 중심 저가매수 전략 '천스닥' 이후 관건은 정책 실행력과 실적 확인

2026-01-27     정수진 기자

[녹색경제신문 = 정수진 기자] 코스닥 지수가 4년여 만에 1000선을 회복하며 강세장을 연출했지만, 수급 주체별 투자 성과와 전략은 뚜렷하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상승 흐름이 확인된 종목에 자금을 집중한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낙폭이 컸던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선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4년여 만에 '천스닥(코스닥 1000)' 고치를 밟았다. 급등 과정에서 올해 처음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단기 이벤트를 넘어선 수급 쏠림도 확인됐다. 지수 반등 국면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 상위 종목 다수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성과를 냈다.

1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의 코스닥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에코프로비엠(+42.6%), 레인보우로보틱스(+44.3%), 실리콘투(+35.8%), 에스피지(+47.6%), 스피어(+53.5%) 등 상승 흐름이 뚜렷한 종목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쎄트렉아이는 같은 기간 108.3% 급등하며 외국인 순매수 종목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방산·우주 산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테마 수혜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종목은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한 종목은 레인보우로보틱스, 에코프로비엠, 에스피지로, 모두 이달 들어 40%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기관은 에코프로(+43.4%), 파마리서치(+24.3%), 삼천당제약(+68.4%), HLB(+24.2%) 등에서도 순매수를 늘리며 해당 종목들 역시 20~60%대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기관 수급은 상승 추세가 확인된 종목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매수 행태는 이들과 달랐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알테오젠(-9.7%), 테크윙(-15.9%), 에스엠(-13.3%), 원익홀딩스(-15.5%) 등 이달 들어 주가가 하락하거나 조정을 받은 종목이 다수 포함됐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저가매수 성향은 알테오젠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났다. 알테오젠은 지난 21일 하루에만 22.3% 급락했는데, 개인투자자는 6452억원을 순매수했다. 이는 당일 개인 순매수 2~9위 종목의 순매수 금액(약 3922억원)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수치다. 단기 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판단한 개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셈이다.

다만 이러한 저가매수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의 주가 흐름은 외국인과 기관에 비해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지수 반등 국면에서도 투자 주체별 전략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과 기관은 상승 추세가 확인된 종목을 중심으로 자금을 실으며 성과를 쌓은 반면, 개인은 고점 추격보다는 낙폭 과대 종목에 대한 반등 기대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지수 상승은 단기 이벤트를 넘어 추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핵심 변수는 개별 테마보다는 정책 신뢰도와 원화 강세 흐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환경이 우호적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이며 원화 강세 역시 코스닥 지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코스닥 업종 전반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실행력과 실적 확인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실적이 뒤따른다면 현재의 상승세는 추세로 자리 잡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과거 2018년과 같은 조정 국면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시장 관심은 정부의 구체적인 코스닥 활성화 방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