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매니지먼트 프리즘] 주축 대규모 '엑소더스' 전북 현대, 2026 시즌 과제는

주축 선수는 떠났지만, 모기업 덕 재무 안정 전력 재편 속 2026시즌 성과와 구조적 시험

2026-01-26     박한솔 기자

[녹색경제신문=박한솔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2026시즌을 앞두고 변곡점에 섰다. 지난 시즌 더블을 이끈 거스 포옛 감독의 사임과 주축 전력 이탈이 겹치면서, 전북의 새 시즌 경쟁력을 둘러싼 전망이 분분해지고 있다.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이 2025년 12월 말 사임한 데 이어, 지난 3일에는 주장 박진섭의 중국 슈퍼리그 저장FC 이적이 전북 구단의 공식 발표로 확정됐고, 같은 날 권창훈의 제주SK 이적도 발표됐다.

이어 7일에는 베테랑 수비수 홍정호가 수원 삼성 합류를 공식화했으며, 20일에는 공격 자원 전진우가 잉글랜드 옥스퍼드 유나이티드로 완전 이적했다. 21일에는 측면 자원 송민규의 FC서울 입단이 발표되며, 주축 선수 이탈 흐름이 이어졌다.

전북의 전술적 손실은 숫자만 봐도 선명하다. 2025시즌 전북은 적극적인 전방·중원 압박을 기반으로 경기를 운영했는데, 최전방과 하프 스페이스를 오가며 압박의 1선을 책임지던 전진우는 K리그1에서만 14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북이 정규리그 64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전진우 혼자 전체 득점의 20%를 넘게 책임진 셈으로, 단순한 ‘에이스’가 아니라 득점 생산 구조의 핵심 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중원에서는 박진섭이 2025시즌 K리그1에서 2600분이 넘는 출전 시간을 소화하며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가고, 90분당 약 55회에 가까운 패스를 시도하면서 86.9%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해 후방과 2선을 잇는 패스 허브 역할을 수행해왔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 24일자 기사 「“이게 리빌딩? 아니 공중분해!” 전북 팬들 패닉...왕조 재건인가, 몰락의 서막인가」에서 “우승 주역들을 다 내보내고 내년 시즌을 어떻게 치르겠다는 거냐”는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또 거스 포옛 감독 사임 이후 정정용 감독 체제로 전환된 점을 언급하며, 새 시즌을 앞둔 전북의 조직력 구축이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력 이탈과 전술 공백이 곧바로 시즌 실패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전북은 과거에도 주축 선수 이동과 감독 교체가 겹친 국면을 여러 차례 겪었지만, 구단 운영과 재무 구조 측면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북 현대가 2025년 3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구단은 2024년 매출 501억4881만원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 5억769만원, 당기순이익 7억2788만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전북의 2024년 광고수입은 405억8932만원으로 집계돼 전년(377억7709만원) 대비 약 28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현대자동차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만 376억6410만원에 달했다. 구단 운영 전반에 대한 모기업의 지원과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4 시즌은 구단 운영 측면에서는 잦은 리더십 변화가 이어진 시기이기도 했다. 전북은 시즌 초반 단 페트레스쿠(Dan Petrescu) 감독 체제로 출발했으나,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구단은 2024년 4월 6일 양측 합의로 계약을 종료했다.

이후 박원재 코치가 4월 7일부터 5월 26일까지 감독 대행을 맡았고, 5월 27일 김두현 감독이 정식 사령탑으로 부임해 남은 시즌을 지휘했다. 전북은 같은 해 12월 16일 김두현 감독과 상호 계약 해지를 발표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처럼 시즌 내내 리더십 변화가 이어진 상황에서도, 전북의 2024년 선수단 운영비는 388억367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441억6779만원 대비 약 53억원 감소한 수치다.

지출의 방향이 단기 전력 보강보다는 중장기 기반 강화에 맞춰졌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2024년 전북 현대의 유소년축구단 운영비는 17억4355만원으로 집계돼, 전년(15억9638만원) 대비 약 1억4700만원 증가했다.

아직 2025회계연도 재무제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시즌 리그와 코리아컵을 모두 제패하며 더블 우승을 달성한 점을 감안하면, 상금 수입과 스폰서 노출 확대, 관중 증가 등이 재무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여 2025년에도 전북의 재무 흐름은 큰 변동 없이 이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북 현대는 2026시즌을 앞두고 주축 선수 이탈에 대응하며 전력 보강에 나섰다. 구단은 지난 5일, 제주SK FC 소속 공격수 김승섭(29)을 영입하며 선수층 강화의 첫 행보를 시작했다. 정정용 감독과 김승섭은 2025시즌 김천 상무 시절 함께했던 인연이 있어, 전술적 연계 측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어 9일에는 브라질 출신 스트라이커 모따(Bruno Rodrigues Mota·29)를 FC안양으로부터 임대 영입했다. 모따는 2025시즌 K리그1에서 14골 4도움을 기록하며 득점력과 제공권 장악 능력을 입증한 공격 자원이다.

이와 함께 구단은 젊은층 자원 확보에도 나섰다. 전북 현대 N팀은 13일 골키퍼 이한결, 공격수 한석진, 수비수 김수형 등 준프로 출신 선수들과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자원 육성에 투자를 이어갔다.

전북 현대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26일 〈녹색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선수단 구성은 단기 성과와 중장기 운영을 함께 고려해 진행되고 있다”며 “지난 시즌 주축 선수들의 이탈은 선수 개인의 진로 선택과 구단의 운영 판단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전력 이탈에 대응해 필요한 포지션에 대한 보강도 병행하고 있다”며 “전력 재편 과정 역시 재무적 완충 여력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전력 보강과 운영 기조가 곧바로 전술적 완성도로 이어질지는 지켜볼 대목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주축 선수 이탈과 새로운 자원의 유입이 동시에 이뤄진 만큼, 시즌 초반에는 전술적 조합과 팀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K리그 모 구단의 전략파트 핵심 인력은 같은 날 본지와 통화에서 “아직 전지훈련이 마무리되지 않아 각 팀의 세팅이나 완성도를 단정적으로 말하기에는 이른 단계”라면서도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은 더 많은 팀들이 맞물리며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학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구단의 재무 구조와 모회사 지원에 의존하는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만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26일 〈녹색경제신문〉과 서면 질의에서 “K리그 기업구단은 태생적으로 독립재산제 구조가 아니어서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모기업의 지원으로 존속이 가능하다”며 “이 때문에 성적이 재무 구조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지금 전북과 같은 구조에서는 자체적인 수익 확대나 경영 효율화를 통해 자생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프로구단이 되기 위해서는 성적뿐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을 통한 자생력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