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시대, 건설업 영향은?…증시 호황 속 부동산 규제 강화 전망

- 반도체·AI 주도 증시 랠리, 건설업 간 온도차 - 정부, '머니무브' 관리 차원 부동산 규제 기조 유지 전망

2026-01-23     문홍주 기자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코스피가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코스피 5천선 돌파가 건설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부동산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은 글로벌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가 주도하고 있다. 반면 건설업은 고금리 기조 장기화, 분양 시장 위축,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 등 구조적 어려움이 여전한 상황이다. 증시 호황이 곧바로 건설 수주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투자는 9.9% 감소해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13.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건설업 성장률도 -9.6%에 달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건설·설비 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감소하면서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간접적인 수혜 가능성은 거론된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원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비(非)아파트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자본시장 여건이 개선될 경우 해외 사업이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자금 조달 환경이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증시 호황 국면에서 정부가 '머니무브'를 관리 대상으로 인식할 경우,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오히려 보수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과거 사례를 보면 증시가 강세를 보일수록 부동산 시장 과열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정책적 움직임이 강화되는 경향이 반복돼 왔다. 시장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추가 강화 등 세제·대출 규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거론한다.

이 경우 거래 위축과 수요 억제가 심화되면서 주택 시장의 단기 회복은 더욱 지연될 수 있다. 공급 여건이 이미 위축된 상황에서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과 가격 왜곡이라는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코스피 5000 돌파를 경제 성과로 강조하며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관리 기조'를 유지하려는 정책적 명분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증시 성과를 부각시키는 국면에서는 굳이 부동산 부양책을 병행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26년 1월부터 정부는 주택 매매계약 신고 관리를 강화해 공인중개사가 계약서와 함께 계약금 입금 증빙자료를 제출하도록 했으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하는 조치를 조기 시행 중이다.

또한 서울 전 자치구와 경기도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해 실거주 의무를 부과하고 갭 투자를 차단하는 등 수요 억제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1주택자의 전세대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반영되고, 스트레스 금리 하한이 현재 1.5%에서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에는 3%로 상향 조정됐다.

생애최초 주택구입자를 위한 디딤돌 대출도 규제가 강화됐다. 2025년 6월 27일 이후 계약 건부터 생애최초 디딤돌 대출 한도가 3억원에서 2.4억원으로, 신혼가구는 4억원에서 3.2억원으로 축소됐다. 또한 수도권·규제지역 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이 80%에서 70%로 강화되고 6개월 이내 전입의무가 부과됐다.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세율 배제 규정도 2026년 5월 9일까지만 1년 연장된 상태다. 다수의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은 '증시 호황 국면에서 연장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증시 호황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과열 방지를 우선시하는 정부의 입장을 뒷받침하며, 건설업계의 주택 부문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5000은 부동산 규제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건설업계의 실질적인 환경 변화는 금리 인하와 주택 정책 방향이 바뀌는 시점에서야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