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홈 성장통] '음쓰처리기'로 연 매출 1200억, 뷰티 이종사업 전개에 '내부 잡음↑' ①

500만원 창업 10년 만에 매출 1000억 훌쩍 뷰티 브랜드 '톰' 확장 국면서 잦은 이탈로 시끌

2026-01-23     김지윤 기자

[녹색경제신문 = 김지윤 기자] 소형가전 전문 브랜드 '미닉스(Minix)'로 창업 7년 만에 연 매출 1200억원 규모의 체급을 갖춘 '앳홈(At Home')이 뷰티 브래드 '톰(THOME)'으로 사업의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기업의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는데, 전혀 다른 성격의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내부 잡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앳홈은 음식물처리기와 미니건조기로 쌓은 현금을 신규 뷰티 브랜드 톰의 북미 진출과 마케팅에 쏟고 있다. 톰을 론칭한 시기는 지난 2024년 초인데, 작년 하반기에 배우 유인나를 모델로 전격 발탁한 것을 기점으로 라이브커머스와 각종 마케팅 채널에 브랜드 매출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신규 채용도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사람인, 리멤버 등 국내 채용사이트에서 확인되는 앳홈의 채용 공고는 10건 이상으로 마케팅, 세일즈, 화장품 인허가, 뷰티 브랜드 디자인 등 전사 규모다.

업계에서는 앳홈이 가전 사업에서 뷰티 브랜드로 급히 방향을 선회한 배경으로 수익성 악화 구조를 꼽는다. 가전 산업은 전통적으로 제조원가가 높은 데다 최근 인건비와 자재비, 물류비 등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손실 구조로 전환됐다는 이야기다.  

특히 설치, A/S와 같이 가전 사업에 필수로 따라붙는 서비스 비용 상승이 마진률에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능력과 글로벌 유통망을 갖춘 대기업조차 비용 구조에 시달리는 환경에서, 앳홈이 체감하는 수익성 압박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반면, 코스메틱 시장은 가전 대비 마진율이 2~3배 이상 높고, K-뷰티 열풍을 타고 북미 등 글로벌 시장 확장이 용이하다는 매력이 있다. 톰은 현재 초음파 기반의 홈뷰티 디바이스 '더 글로우'를 간판제품으로 삼고 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다.

가전사업으로 쌓은 QC 노하우를 뷰티 디바이스에 녹여 차별화를 꾀한 후 차츰 마진률이 높은 화장품으로 상품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여기에 한국시장과 북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며 초기부터 글로벌 브랜드를 전제로 한 사업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메틱 및 뷰티 디바이스 시장은 가전산업보다 진입장벽이 낮은 대신 경쟁이 치열하고, 브랜딩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 앳홈이 걸음마를 떼는 수준인 만큼 시장 선진입자들 틈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에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전통 화장품 대기업을 비롯해, 디바이스·화장품 결합 모델을 구축한 APR(메디큐브·에이지알), 세라젬, 글로벌 브랜드까지 복합적으로 포진해 있다. 특히 2020년 이후 K 뷰티가 전세계적인 흥행가도를 달리며 판에 출사표를 던진 중소 브랜드만 어림잡아 3만 개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톰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 경영진의 판단이 내부 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닉스가 벌어들인 재원이 해당 부서에 재투자되는 게 아니라 아예 다른 성격의 사업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기존 부서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앳홈 내부 분위기는 지금 뒤숭숭한 걸로 알고 있다. 해당 팀이 벌어온 돈이 정작 가전 품질 개선이나 신제품 개발이 아닌, 성과도 불투명한 뷰티 브랜드의 북미 진출 비용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래 잘하던 분야에서 안정적으로 내실을 다지자는 의견과 뷰티 사업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충돌하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인사 이동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업계 전언과 채용 사이트의 커뮤니티글 등을 종합해보면 최근 앳홈은 사업 초기부터 브랜드를 함께 키워온 핵심 인재들의 이직이 잦다. 특히 톰 브랜드를 초기에 구축한 멤버들이 이탈하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후문이다.

다른 업계 인사는 "기존 경영진들은 뷰티 사업에 전문성이 부족하고, 인재 영입을 통해 브랜드를 키우는 구조인데, 이제 첫 발을 뗀 톰을 브랜딩할 인재라면 자기 사업이라는 선택지를 택하지 않겠나"라며 "미닉스와 톰 양 부서에서 인사 유출이 잦다보니 전반적으로 구성원들이 회사의 미래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분위기가 존재한다. 대표 등 경영진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앳홈은 양정호 대표가 2018년 500만원의 자본으로 창업해 7년만에 12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린 '창업신화'의 사례로 평가된다. 앳홈의 미닉스는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시장의 포문을 열었고 미니건조기, 핸디 청소기 등 소형가전 전문 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앳홈은 지난해 2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리드로 18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8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앳홈은 2024년 매출액 1150억원으로 2023년 대비 155% 성장했다고 밝혔다. 주력제품인 미닉스 더 플렌더가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톰 역시 15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공개했다. 2028년 예상 매출액은 6100억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