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루메드 톺아보기] '벼랑 끝 상환' 위해 호출된 새 대주주, 경영 정상화는 '오리무중'①
지난달 20일 티디랜드마크조합 유증 대금 납입 완료 대금 중 약 80% 채무상환… 사업 정상화 비전 ‘요원’
[녹색경제신문 = 조창우 기자] 셀루메드가 지난해부터 진행한 유상증자에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유증 대금 납입을 완료하면서 새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셀루메드의 라이센스 분쟁 관련 채무가 불어날 대로 불어난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 유증이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170억원의 유증 대금 대부분이 소송 채무 상환에 투입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셀루메드가 새 대주주를 들이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티디랜드마크조합의 정체성과 전문성을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경영 정상화의 방향성이 오리무중이라는 이야기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유상증자 대금납입을 완료하며 셀루메드의 새 최대주주에 올랐다. 당초 유상증자는 엘앤씨바이오의 종속회사인 엘앤씨이에스가 제3자 배정자로 선정, 대주주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돌연 계약이 취소되며 티디랜드조합 1호가 3자 배정자로 선정됐다. 공시 당시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의 대표이사는 진광현이었고, 진광현과 오힘찬이 각각 50%씩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증 납입 완료 시점의 대표이사는 오힘찬으로 바뀌었다. 최대출자자도 2인에서 오힘찬 1인으로 바뀌었다.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33.9%의 지분율을 확보, 새 최대주주가 되면서 기존 대주주였던 인스코비는 10%대로 2대 주주가 됐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셀루메드의 '급한 불 끄기' 식 유증과 최대주주 변경이 가져 올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셀루메드는 약 10년 간 근골격 의료기기에 대한 라이선스 소송을 겪으면서 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금 채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었다. 미 인공관절 전문 기업 ‘Buechel Pappas Trust(이하 BP Trust)’와 ‘Biomedical Engineering Trust’은 당초 약 500만 달러 수준의 배상금을 요구했지만, 잇딴 패소와 후속 영업행위 탓에 해당 배상금이 한화 240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양 측의 합의로 배상금은 160억원으로 조정됐다. 여기에 자체 결손금 등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지난해 3분기 부분자본잠식(40%)을 겪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로 납입된 대금 약 170억원 중 당초 채무 상환금액이었던 133억원에서 7억 오른 약 140억원을 ‘BP Trust(Buechel Pappas Trust)’에 배상금으로 상환할 목적으로 쓰인다. 채무상환 금액을 제하면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유증으로 투자한 유동성은 30억원 가량 남는 구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셀루메드의 현금성 자산이 약 35억원 수준인 걸 감안하면, 현재 셀루메드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60억~70억원 수준이다. 대주주는 변경됐지만, 유동성 사정 등을 감안하면 경영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남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새 대주주의 경영 능력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는다. 한 코스닥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업계 특성 상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기본 전제조건인데, 사업 정상화를 진행하기에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어떤 역량을 가졌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당초 알려진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는 부동산 개발업이었다. 하지만 대금 납입이 완료된 시점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의 사업은 확인되지 않는다. 셀루메드 관계자는 납입 완료 전인 지난달 30일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바이오분야에서 폭넓은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통화에서는 <녹색경제신문>에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어떤 조합인지 아는 바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
소재지 또한 정확치 않다.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은 서울 여의도 소재 한 오피스텔을 임대해 사용하는 걸로 파악된다. 하지만 <녹색경제신문> 확인 결과, 해당 사무실은 다른 기업이 임대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셀루메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의도 한 오피스텔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소재 불일치에 대해서는) 그건 몰랐던 사실”이라고 말했다. 셀루메드 내부에서도 대주주의 정체를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가 셀루메드를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자금이 조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티디랜드마크조합이 유상증자 납입을 통해 보유하게 된 2819만2370주에 대해서는 1년 간 보호예수가 걸려 의무보유 조건이 걸려있지만, 경우에 따라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의 출자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내 대표이사와 최대출자자가 이미 한 차례 변경된 이력이 있는데, 유상증자로 취득한 지분은 1년 락업이 걸려 건드릴 수 없지만 조합 내 출자자나 대표이사는 얼마든지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내 새로운 FI들이 들어올 수 있음을 지적한다. 추가 자금조달이 절실한 상황에서 조합 대표인 오힘찬이 개인 자금을 계속 대기는 부담인 상황이라 새 FI들이 조합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최대주주 변경이 인스코비의 경영실패가 낳은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동시에 인스코비가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심영복 전 셀루메드 대표 및 관계자 주식을 매입하며 최대주주가 된 인스코비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기업이다. 주 사업분야는 바이오, 반도체, 화장품 등으로 최근 미 제약사 ‘아피메즈(Apimeds Pharmaceuticals)’ 인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신약 6호인 ‘아피톡신’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셀루메드 경영에 티디랜드마크조합 1호보다 인스코비가 더 적절하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