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이노베이션 '베리스모' 데이터 공개 '초읽기'…미래 성장동력 확보할까

4월 AACR서 임상 결과 공개…고형암·중피종으로 적응증 확장 HLB이노베이션 매출액 800% 베팅...결과 따라 명운 뒤바뀔 듯

2026-01-26     민보영 기자

[녹색경제신문 = 민보영 기자] HLB이노베이션이 고형암, 혈액암 대상 임상 데이터의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핵심 파이프라인 '베리스모'의 임상 진행 상황을 공개했다. HLB이노베이션이 베리스모를 인수한 이후 적응증을 공개한 첫 임상 데이터로, 시장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HLB그룹 차원에서 전사적 힘을 쏟고 있는 베리스모의 임상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26일 HLB이노베이션은 "고형암에서 나온 강력한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 치료제가 없는 난소암, 중피종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환자 몸에서도 이 기능이 안전하게 재현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효성 등 일부 임상 결과는 오는 4월 미국암학회에서 공개된다. 

HLB이노베이션은 최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1세대 CAR-T의 한계를 극복한 'KIR-CAR'의 핵심 파이프라인 'SynKIR-110', 'SynKIR-310'을 소개했다. KIR-CAR는 암세포 결합 시에만 신호가 켜지도록 설계해 면역세포의 탈진을 막고 고형암 치료를 극대화한 차세대 플랫폼이다. 항원 결합 시에만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를 사용해 세포 지속성을 높였으며, 기존 방식보다 빠르고 깊은 종 제거 효과를 보인다. 

'메조텔린(Mesothelin)'을 표적으로 하는 SynKIR-110는 난소암, 중피종, 담관암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SynKIR-310는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등 혈액암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미국 내 4개 거점 병원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기존 CAR-T 치료제는 종양 제어에 한계를 보인 반면, 중피종 마우스모델에서 SynKIR-110은 종양 부피가 0에 가까운 수준까지 빠르게 감소하는 종양 제어가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HLB이노베이션은 "딱딱한 고형암의 방어벽을 뚫고 암세포를 끝까지 찾아내 사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살상력을 가졌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ynKIR-310은 기존 CAR-T 치료 후에도 혈액암이 재발한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치료제다. 2024년 5월 임상 1상을 개시해 같은 해 12월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 지난해 말 개최된 미국혈액학회(ASH 2025)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CAR-T보다 낮은 용량에서도 더 빠르고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은 베리스모의 임상 성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HLB그룹 차원에서 베리스모 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HLB이노베이션 매출 8배에 달하는 자산을 투입하는 등 총력을 쏟고, 이 과정에서 주주나 시장 등에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이다.

HLB이노베이션은 2023년 2월 HLB그룹에 편입된 베리스모 지분을 취득하며 베리스모 사업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사업보고서, IR 자료 등을 종합하면 HLB이노베이션이 베리스모 사업을 위해 확보한 장기투자자산 규모는 2024년 말 기준 1787억 원으로, 인수 과정에서 계상한 영업권 1546억 원을 포함해 전사적인 자금을 베리스모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2024년 HLB이노베이션 매출 253억 원의 7배에 달한다. 

2024년 HLB이노베이션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23억 원을 기록하는 동안,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1560억 원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 주주와 시장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한 결과다. 이 기간 HLB이노베이션의 발행 주식 수는 2023년 약 6650만 주에서 2024년 8583만 주로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15일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 의장은 HLB이노베이션 주식 약 1억 5800만원(약 8만 6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진 의장은 이번 주식 매입은 개인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의장은 지난해 총 9차례에 걸쳐 HLB이노베이션 주식을 매입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냈다. 

업계 관계자는 "CB,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면 주식 가치는 그만큼 희석된다"면서도 "진 의장의 주식 매입은 이 같은 가치 희석을 방어하기 위한 의지이자,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책임 경영의 차원"이라고 밝혔다.